묵난으로 곶곶하게 내 삶을 붓질했네
묵난으로 곶곶하게 내 삶을 붓질했네
  • 이종근 기자
  • 승인 2019.05.21 18: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예가 최난주, 10년 만에 세번째 개인전
최난주

노산 최난주 씨가 24일부터 30일까지 전북교육문화회관 1층 전시실서 3회 개인전을 갖는다.
2회 개인전을 가진 후, 장소에서 10년 만에 갖는 이 자리는 묵난을 비롯, 서예가의 장점인 한글 위주의 작품이 전시된다.

‘큰일은 석삼년’은 최초의 스승인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쓴 작품이다. 작가는 “큰 일은 석 삼년(10년), 작은 일은 홑 삼년을 지극 정성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큰 울림과 공책 대신에 분판과 연필 대신에 붓을 잡고 한글을 익히기 전, 한문과 서예를 배웠다고 했다. ‘분판(粉板)’이란 과거에 아이들이 붓글씨를 익히는 데 쓰는, 기름에 갠 분을 발라서 결은 널빤지를 이르던 말이다. 
‘난초’는 교회에 다니는 작은 아들을 생각하며 화제 글씨를 성경으로 썼다. ‘효’는 친구에게 간 이식을 해준 그의 딸을 생각하며 하트와 사랑을 형상화했다. ‘말(言)’은 말 때문에 말이 많은 세상사를 꼬집어 그 파장이 아주 오래감을 회화처럼 담아냈다.
작가는 그의 스승인 강암 송성용의 난, 추사 김정희의 난, 고암 이응로의 난 등을 생각하면서 자신만의 노산체(?) 난을 쳤다. ‘성급하게 출세하려고 말고 좋은 선생을 만나서 좋은 책으로 수지 말고 정진하여라’는 강암선생의 말이 더욱 생각나는 오늘에서는.
‘기도’는 한반도의 주변 정세와 관련 이땅에서 전쟁과 가난과 재난이 없는 세상을 기원했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작품 '효'

‘충(忠)’은 안중근의사 어머니가 한 말을 고스란히 담았다. 그의 서거 100주년을 맞아 마른 붓으로 쓰되, 글 내용은 차분하고 부드럽다.

‘김연아 금메달’은 최선을 다한 김연아선수가 천지를 모두 감동시켰음을 강조한 글귀로 넘쳐난다. 
‘여왕 폐하 만세 내가 지금껏 본 올림픽 무대 중 단연 최고다.(중략) 대한민국 전체가 피겨스테이팅에서 첫 번재 금메달을 달 것을 고대했다. 김연아는 대한민국의 자랑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미국 내 주관방송사인 NBC의 해설을 맡은 왕년의 피겨스타 스콧 해밀턴과 산드라 베직도 완벽한 김연아의 연기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김연아가 마지막 고비인 트리플 러츠까지 성공하고 마지막 스핀에 이르자 이들은 "내가 지금껏 본 올림픽 무대 중 단연 최고"라더니 이윽고 "여왕 폐하 만세!"라고 외치는 데 이르렀다. 로이터 통신도 "대한민국 전체가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서 첫 번째 금메달을 딸 것을 고대했다". 뉴욕타임스는 김연아의 연기를 칭찬하기 위해 화려한 형용사를 동원했다. 이 신문은 "다른 선수들에게는 빛나는 몇몇 순간이 있었던 데 반해 김연아는 유일하게 4분간의 연기 전체를 빛나게 만들었다"며 "결국 올림픽은 김연아의 것이 됐다"고 말했다. 
이는 2010년 2월 27일자 한국일보에 나온 기사 내용 중 일부로, 작가는 벅찬 감동을 가슴에 안고 ‘김연아 금메달’로 제목을 지었다.
작가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문방오우와 벗하고, 밥 먹듯이 매일 독서도 한편 일주일에 두 세 차례 허물없는 다정한 친구들과 오찬을 겸한 담소를 하니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40년의 공직생활을 지낸 것처럼 제2의 삶인 서예가와 수필가로서의 생활도 평탄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했다.
1996년 첫 개인전을 가졌던 작가는 전국에서 최연소권의 나이로 국전 초대작가에 올랐다. 강암 송성용 선생 문하에서는 최초 국전 초대작가로 영입됐다. 지금도 그는 '노산'이라는 아호로 왕성한 서예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작가는 고창출신으로,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 문교부장관상을 비롯 1983년도에 전북 최초로 원곡서예상과 전북수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 1983년부터는 수필과도 인연을 맺은 후, 1987년엔 ‘시와 의식’ 수필 신인상을 수상, 문단에 정식으로 등단했다. 지금은 ‘최원용’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다. ‘내가 그린 초상화(2005년)’, ‘어머니전상서(2017년)’ 등 수필집을 펴낸 바 있다. /이종근 기자


많이 본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