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들의 결혼식
장애우들의 결혼식
  • 새전북 신문
  • 승인 2019.06.11 16: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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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를 대하는 사회의식이 나아지고,
경제적인 후원체계가 갖춰지길”
양 은 용-수필가, 원광대 명예교수
양 은 용-수필가, 원광대 명예교수

장애우협회를 찾은 것은 장미꽃이 화사하게 핀 계절이었다. 신체장애우들의 합동결혼식이라 각 지역 임원들을 비롯하여 부모․친척, 그리고 하객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뜻 아니게 주례를 담당했기에, 숙세(宿世)의 선연(善緣)을 현세에서 만나 이루는 새 가정이 모두 건강과 행운 가득한 복전(福田)이 되도록 빌었다.
그리고 <잘 사는 길> 세 가지를 밝혀 신랑․신부들이 정성을 다해 실천하도록 하고, 하객들에게 이들을 사랑으로 되돌아보면서 이끌고 성원해주도록 당부하였다. 결혼식 주례, 지금껏 120여 회에 한결같이 자신이 초청하는 식사에 응하는 주인공들에게만 허락해 온 일이었다. 식사시간을 통해 서로의 인성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으며, 새 가정을 꾸릴 삶의 철학은 무엇인가를 알아보고, 인생의 선배로서 부탁할 사항들을 미리 일러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애우 신랑․신부들은 이런 시간을 갖지 못했다. 여러 쌍인 데다 신체가 불편한 장애우들이라 어쩔 수가 없었다. 결국, 새 가정의 로드맵을 설계하는 아기자기한 이야기와 함께 위기에 대처하는 지혜 등을 나누어가질 기회는 생략됐다. 성대한 결혼식을 마친 다음, 협회 임원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도 나홀로 신랑․신부들에게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되뇌이고 있었다. 그것은 성스런 기도였다. 이 주례를 인연으로 장애우협회의 후원회장을 맡게 됐다. 5년여 동안 분에 넘치는 일을 담당하면서 우리나라 장애우들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장애우의 입장에서 도로 건너는 불편함도 맛보고, 캠퍼스의 시설이용이며 건물출입을 시도하면서 아직도 휠체어를 거부하는 현실을 절감했다. 특히 장애우들을 대하는 비장애인들의 의식․태도는 심각한 수준임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장애우들이 갖는 문제는 우선 이동의 불편이나 사회적인 차별․냉대가 전제된다. 직업을 갖는 어려움이 경제생활의 궁핍으로 이어지는데, 자녀들의 교육문제와 맞물려 장애를 대물림하는 고리를 어떻게 끊어야 할지 많은 생각이 이어졌다.
물론 거국적으로 전개되는 사회복지제도 등이 점차 나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협회에서도 장애우들의 기술교육을 위해 교육장을 만들고, 복리를 위해 다양한 방책을 강구하고 있었다. 후원회에서도 이러한 분위기에 맞추어 장학회를 꾸리기로 했다.
연말에 20여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행사는 장애우들의 밝고 훈훈한 모임이었다. 상당기간에 걸쳐 후원금을 모집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피로감은 수혜자들의 넉넉한 미소 속에 눈녹듯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이들을 거듭 도울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이 갖춰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강단의 연구자로서는 한계를 드러냈고, 결국 3회로 아쉬운 막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아쉬움은 외국유학 중에 아르바이트로 정신장애우를 케어하다 귀국할 때와 같은 느낌이었다. 그는 심한 조울증을 앓는 대학초년생이었다. 그 때는 힘든 유학생활 가운데 국비장학생이 되어 경제적인 어려움은 당분간 잊게 됐고, 케어를 위한 언어나 사회생활도 숙달돼 있었지만, 문제는 그의 병이 근본적으로 치료되지 않는데 있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경험을 쌓고 이를 가치로 접근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일정한 수준에서 전혀 나아지지 않는 것이었다.
어쩌면 신체장애우는 그 보다는 나은 삶이다. 스스로 장애를 딛고 일어서려는 의지가 그것을 말해준다. 원컨대, 장애우를 대하는 사회의식이 나아지고, 경제적인 후원체계가 갖추어졌으면 좋겠다.
결혼식장에서 보던 신랑․신부들의 해맑은 웃음이 장애의 대물림을 끊는 희망이 되길 염원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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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엽 2019-06-12 17:55:32
참세상강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모니터링 요원입니다. 기업과 지역사회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해 좋은 일들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사회적 인식이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칼럼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모니터링을 하며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장애우란 표현은 바르지 않는 표현으로 장애인이 맞는 표현입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공식 블러그[http://blog.naver.com/kead1/220700954326]를 참조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앞으로도 장애인에 관심 가져 주시길 바라며 새전북신문사와 기자님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