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주도적인 청소년활동인가
자기 주도적인 청소년활동인가
  • 새전북 신문
  • 승인 2019.09.2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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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활동은 교사 중심이 아닌‘청소년에 의한’
그들의 활동이 그들에게 의미 있어야 자기주도성이 높아져"
정 건 희-청소년자치연구소장
정 건 희-청소년자치연구소장

청소년과 관련된 활동과 교육, 복지 등의 영역에서 자기주도성과 참여수준이 높은 과정을 목적으로 하는 일이 유행이다. 유행이라는 표현이 멋쩍기는 하다. 이미 오래 전부터 프로그램이나 교육 등은 당연히 청소년들의 자발성에 의해 진행되어야 하고 연구와 이론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 활동, 복지 등 청소년 관련 현장과 학계 모두가 자기주도성과 참여를 강조하고 주장하고 있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그런데도 유행은 유행이다.
최근 서울의 모 대학 교수님이 관련 일 때문에 운영하는 연구소에 오셔서 청소년현장에 대해서 이런저런 대화 했다. 청소년 관련 기관에 평가나 컨설팅 나가면 대부분의 현장 지도자들은 기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대부분을 청소년들이 자율적이며 자기 주도적으로 참여한다고 설명한다는 것이다. 지도자가 사업을 기획 준비하고 청소년들이 활동하면서 결과적으로 주도적으로 했다고 하는 활동들이 대부분인데 이 부분에 고민이 많다면서, 실질적으로 청소년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참여한 활동은 매우 드물다고 했다. 활동가나 교사 등이 활동을 기획하고 청소년들에게 하게(시키는) 하고 이벤트를 통해 양적인 실적을 내는데 이것이 자기주적인 활동인가라는 의문이다. 예를 들면 지도자가 청소년 벼룩시장 사업을 기획했고 사업비도 기관차원에서 지자체로부터 지원받아 판매 공간, 수익금을 무엇을 해야 할지 이미 정해져 있고 청소년들에게도 물건이나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도 대략 안내해서 그들이 물건 몇 가지 만들거나 집에서 가져온 물건을 열려진 프리마켓에서 팔게 했고 수익금 일부는 복지기관에 기부했다. 이것은 자기주도활동인가? 그렇지 않다.

초기 벼룩시장을 시작하면서 청소년들이 이 활동을 '왜?' 해야 하는지, 경제적 고민과 이후의 판매 전략 등 기획의 전반적인 과정을 논의하는 일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에게 이 활동이 자신들에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 수 있는 소통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 지난하고 어렵지만 이 과정을 생략해 버리면 결국은 청소년들은 지도자, 교사, 활동가들이 시키는 일을 하는 대상이 되고 만다. 지도자들이 추진하는 사업의 '대상화'라고 표현한다. 이 문제는 현장의 청소년활동 활성화에도 관계 된다. 청소년활동이 자신에게 의미 있고 도움이 되며 어떠한 변화가 있는 매력 있는 활동이라고 인식할 때 다른 일에 비해 우선순위가 높아서 자연스럽게 참여하기 마련이다. 반면 의미도 가치도 찾지 못하고 그저 자원봉사 점수 맞추어 준다거나 간식을 많이 준다고 유인하는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리는 없다. 청소년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지도자가 지시하는 몇 가지 일을 청소년들이 하면서 이벤트를 했다고 해서 자기주도적 활동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프리마켓 등 몇 가지 이벤트를 해서 몇 명이 모이고 무엇을 팔았다는 것도 보이는 수준에서 나름의 활동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벼룩시장을 한다고 모인 청소년들과 깊이 있는 관계와 논의 과정에서 그 활동이 청소년자신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으며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인식하도록 돕고, 과정에서 권한을 부여하여 결국은 그 활동이 청소년 자신의 활동이 되도록 돕는 일이 내가 생각하는 청소년활동의 과정이다. 이 가운데 어떠한 변화와 성찰을 하고 있는지 청소년과 지도자가 함께 나누면 좋겠다. 지도자 입장에서 근본은 청소년들 자신이 하는 활동을 어떻게 지원했고, 권한 부여 했으며 그 과정에서 어려운 일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촉진하며 ‘함께’ 했는지 등 자신이 성찰하는 내용을 분석하고 기록하는 일이 요체다. 문제는 공공 청소년기관에 위에서 내려 붓는 이벤트나 사업들을 처리하기 바빠서 성찰은커녕 청소년들과 실질적인 관계형성하면서 대화할 시간조차 부족하다는 것.
활동가나 교사가 자신의 일로 열정이 높다고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게 아니다. 청소년과의 관계가 좋고, 청소년 자신의 활동을 돕는 활동가, 청소년이 배우고 싶은 공부를 돕는 교사를 좋아하기 마련이며 나 중심이 아닌 ‘청소년에 의한’ 그들의 활동이 되어 그들에게 의미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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