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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풍남초등학교 강당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1년 09월 26일 12시56분
/임용진(논설고문)



전주시 노송동 풍남초등학교 강당이 전라북도 등록 문화재로 지정됐다. 풍남초등학교는 생긴 지 백 년도 더 되는(1919년 11월 개교) 유서 깊은 학교다. 지난날 일제강점기엔 초등학교를 심상소학교(尋常小學校) 또는 국민학교(國民學校)라 불렀다. 여기서 ‘국민’이란 ‘일본 국민’의 뜻이다. 태평양전쟁 후 저들의 한국어 말살, 한국인 말살 의도를 반영한 작명으로 당시 전주엔 ‘국민학교’가 여럿 있었다.

그 중 현재 전주초등학교는 당시 ‘상생(相生)국민학교’(=‘아이요이고꾸민가꼬’)였다. 전주에서 가장 오래 된 (1897년 개교) 초등학교며 1930년대에 이미 교내에 25m 길이 야외 수영장을 갖추고 있었다. 전주에서 두 번째로 오래 된(1906년 개교) 완산초등학교는 당시 ‘완산국민학교’로 일본인 학생이 거의 없었다. 교사도 한국인 일색인데다 일본인 교사가 부임하면 죽는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민족적 자부심이 높았다.

풍남초등학교는 원래 풍남동 경기전 내 서쪽에 있었는데 나중에 현 위치인 노송동으로 이전했다. 애초 여학생 학교인 ‘전주여자공립보통학교’로 개교했다가 ‘풍남국민학교’(=‘호오낭고꾸민가꼬’)로 이름이 바뀌면서 남학생 입학이 허용됐으나 한 학년 총 네 개 반 중 세 개 반이 여학생이여서 이곳 남학생들은 완산초등 등 기가 센 학생들에게 눌려지내기 일쑤였다.

현재의 풍남초 위치엔 ‘풍남국민학교’ 이전 전에 이미 ‘젠수고꾸민가꼬’(=‘전주국민학교’)가 있었다. 현재의 전주초등학교와 상관 없는 일본인만을 위한 초등교육기관이었다. 이번에 전북 등록문화재가 된 풍남초 강당은 바로 이곳에 1936년 세운 것이다. 풍남초 이웃의 노송동 전주고등학교 강당 역시 비슷한 시기(1940년)에 건립돼 이번에 전북 등록문화재로 같이 지정됐다.

풍남초 강당이나 전주고 강당 모두 붉은 색 벽돌조에 박공 지붕이며 툭 트인 일자형으로 1940년대 학교 건물의 전형적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로선 평범한 느낌이지만 1940년 10월25일 전주고 강당 낙성식엔 일제 총독부 고위관리가 참석하고 구경꾼이 인산인해 몰리며 기념엽서까지 발행할 정도였다. 현재 노송동은 1930, 40년대엔 전주의 신도시 격이었다. 전주역과 전주고, 풍남초 강당 등이 그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 전주고와 풍남초 강당은 이곳을 거쳐 간 수많은 졸업생들의 기억과 함께 지난날 노송동의 영화(榮華)를 묵묵히 소환시킨다. 살펴보면, 우리 가족 윗대 누군가가 손수 벽돌을 날라 이곳을 지었을 수도 있다. / 임용진(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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