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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품격으로 이뤄 낸 음악의 미학


기사 작성:  이종근
- 2021년 10월 20일 16시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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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일과(지은이 정수자, 출판 걷는사람)'는 '마지막 현을 조이는 긴 고독의 전희처럼'시와 시조의 경계에서 아름다운 멜로디로 날아가는 시구(詩句)들로 인해 흡사 언어의 품격으로 이뤄 낸 음악의 미학같다. 2003년 여성 최초로 중앙시조대상을 수상한 오늘날의 대표 시조시인, 정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1984년 세종숭모제전 전국시조백일장 장원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일찍이 전통 시조의 양식을 현대로 이끌어 와 현대시조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이번 시집을 통해 일상, 내면, 사물 등 이전보다 더욱 확장된 외연의 세계를 총망라하여 절제된 언어 안에 꾹꾹 눌러 담았다. 가지런히 발화되는 운율 속에서 한 문장 한 문장마다 시의 정수를 보여 준다.

정수자 시인의 언어에는 결이 있다. 그 결은 “바람 뒤나 따르다 혼자 우는 풍경처럼”(「詩편」) 작위적인 꺾임이나 흔들림이 없고, 자연스레 흘러가다가 “여우비가 지나간 뒤”(「무지개 휘파람」)처럼 촉촉한 순결의 노래가 되어 읽는 이의 마음 깊은 곳에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하지만 그의 언어가 일으키는 시적 파동은 결코 작지 않은데, 그런 내공은 “행간을 밀고 나가는/행려들 날개 따라”(「남향의 가을」) 가듯이 유려한 리듬으로 언어를 운용하면서도 미세한 단어의 틈마다 생의 진실을 응축시키기 때문이다. 시인이 지니고 있는 이런 공기 같은 공명법은 어느덧 ‘시는 노래다’라는 일반적인 명제를 뛰어넘어 하나의 높은 음악적 성취에 다다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유려한 리듬과 품격 있는 언어의 향연으로 독자들을 미지의 세계로 끌어당긴다. 시인은 경기도 용인 광교산 그늘에서 태어나 수원에서 살고 있다. 1984년 세종숭모제전 전국시조백일장 장원을 받으며 등단한 후 '비의 후문' 외 5권의 시집과 논저 '한국 현대시의 고전적 미의식 연구' 외 '한국현대시인론' 등 공저 몇을 냈다. 중앙시조대상, 현대불교문학상, 이영도시조문학상, 한국시조대상 등을 수상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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