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무자격자 교장 승진, 음식점에 폐교 매각

전북교육청 주먹구구식 행정 적발
횡령자 동료에 부당한 변상 요구도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2월 12일 16시43분

전북교육청이 무자격자를 학교장과 교감으로 임용하거나 카페나 음식점 용도로 폐교를 매각하는 등 주먹구구식 행정을 펼쳐온 사실이 적발됐다.

공금을 횡령한 일선 교육지원청 직원의 동료들에게 그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연대 변상을 요구한 것은 잘못됐다는 무책 판정도 나왔다.

12일 감사원에 따르면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최근 약 3년 반(2020.1~2023.5) 동안 수행한 업무를 감사한 결과 이 같은 문제가 확인돼 관계 공무원 5명을 징계나 주의 등 문책할 것을 주문했다.

전북교육청은 이 가운데 재작년 9월 도내 한 학교 교감인 A씨를 부당하게 교장으로 승진시킨 사실이 밝혀졌다.

감사결과 A씨는 이런저런 문제로 주의 처분을 2차례나 받았지만 근무성적 평가과정에서 감점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규정대로 감점 받았다면 승진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없었다.

또다른 교육전문직인 B씨 또한 결격사유를 무색하게 지난해 3월 교감으로 임용됐다. 직전 연도에 감봉과 견책 처분을 받았던 그는 징계기록 말소기간(각각 3년과 5년)이 경과하지도 않았지만 교감으로 뽑혔다.

그런가하면 김제교육지원청은 3년여 전 관내 한 폐교를 부당하게 팔아치운 사실이 적발됐다.

당시 김제교육청은 해당 폐교를 복지시설, 문화시설, 귀농어촌 지원시설 등 공익적 용도로 제한해 매각하겠다며 전북도의회를 설득해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승인받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론 공익시설로 보기 힘든 카페, 음식점, 숙박시설 등이 혼재된 미술전시관 설립계획을 제출한 매입 희망자에게 팔려나갔다.

이렇다보니 지난해 5월 기준 폐교부지 내 건축물 총 2,340㎡ 중 관련사업 착수는 945㎡, 이 가운데 매각허용 범위에 드는 박물관은 단 211㎡(9%·이하 전체 연면적 대비)에 불과한 반면, 엉뚱한 음식점은 734㎡(3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감사원은 완주교육지원청 직원인 C씨와 D씨가 부당하다며 제기한 변상판정 청구사건을 놓고 전북교육청에 그 변상 책임이 없다는 무책 판정을 내렸다.

앞서 전북교육청은 재작년 2월 같은 청 소속 E씨가 공금 3,300여만 원을 횡령했다 들통나자 절반 가량만 변상한 것을 문제삼아 그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C씨와 D씨에게도 연대 변상을 요구했었다.

하지만 감사원은 검토결과 이들의 업무소홀, 또는 고의나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무책 판정을 내렸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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