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쌀값 보장 하랬더니 쌀산업 구조조정

-정부, 벼농사 더 줄이고 전북 주력품종 신동진 2027년 퇴출
-농민, 쌀매입 의무화 등 전북발 농업 4법 거부권 포기 촉구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12월 18일 16시43분

농민들이 쌀소득 보장을 촉구하는 대정부 시위에 나선 가운데 정부는 거꾸로 쌀산업 구조조정안을 전격 발표해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농산업 구조혁신과 쌀산업 개편 등을 뼈대로 한 ‘농업·농촌 혁신전략’을 제시했다.

농업인들 최대 관심사인 쌀산업 개편안의 경우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는데 방점이 찍혔다.

우선, 벼 재배면적을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감축 목표는 전국적으로 총 800㎢, 즉 전주시(206㎢) 약 4배 넓이가 제시됐다.

감축 목표량은 전국 지자체별로 배분되고 참여 농가는 공공비축미 배정 우대와 타작물 전환 직불금 확대 지급 등 혜택이 주어진다. 반대로 광역 시·도별로 그 달성 여부를 조사해 미달한 지역은 공공비축미 배정 물량 감축 등의 불이익이 뒤따른다.

전북지역 주력 품종인 신동진벼는 3년 뒤 공공비축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된다.

신동진은 전북 쌀농가 절반 가량이 선택한 인기종이자, 전북은 전국 최대 신동진쌀 주산지로 잘 알려졌다. 앞서 농림부는 재작년 그 퇴출을 예고했다 파문이 일자 한발짝 물러선 상태다.

농림부는 이를놓고 다수확 품종(생산량 10a당 570㎏ 이상)의 경우 오는 2027년부터 공공비축은 물론, 정부 보급종에서도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현재 다수확종은 황금누리와 호품 등 모두 8종, 여기에 신동진벼를 2027년 추가하겠다는 계획이다.

농림부측은 “신동진의 경우 2022년부터 다수확 품종에 포함하려다 지역적 상황을 고려해 2026년까지 유예한 상황”이라며 “그 유예기간이 만료되면 곧바로 다수확 품종에 포함하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밖에 농림부는 고품질쌀 재배단지 지정 운영, 친환경 논농업 직불금 단가 인상, 단백질 함량 표시 의무화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인 쌀 생산량을 줄이고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고품질화 한다면 농가 소득도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다.

반면, 농민들은 최근 국회를 다시 통과한 전북발 ‘농업 4법’ 수용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반복되는 거부권 행사로 논란돼온 농업 4법은 쌀값 폭락시 시장격리 의무화를 뼈대로 한 양곡관리법, 농산물 가격안정제 도입이 골자인 농수산물유통법, 재해를 입은 농어가의 생산비를 보장하도록 한 농어업재해대책법,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할증을 배제하도록 한 농어업재해보험법 등 네가지 법률을 지칭한다.

정부는 이번에도 19일, 또는 20일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그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농민 단체들은 즉각, “농업 4법은 식량안보 사수와 농어촌 소멸위기 극복 등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 전북, 전남, 경북연맹 등은 앞선 16일 트랙터를 몰고 서울로 상경하기도 했다.

대표 발의자인 윤준병(더불어민주당, 정읍·고창) 의원은 “정부가 지금 할일은 거부권 행사가 아니라 헌정질서 유린에 대한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는 것”이라며 “내란수괴 윤석열의 계엄선포를 동조, 묵인, 방조한 내란 부역자 한덕수 총리를 포함한 그 어떤 국무위원도 농업 4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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