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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창]판사의 권위, 선생님에 대한 존경, 지드래곤의 파워, 오늘! 이 시대가 바라는 진짜 영향력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11월 27일 14시23분

‘권위(authority)’와 ‘파워(power)’는 닮은 듯 다르다. 겉으로는 모두 ‘영향력’을 뜻하지만, 그 뿌리와 방향은 다르다. 판사의 권위는 법에서, 선생님에 대한 존경은 사랑에서, 그리고 지드래곤의 파워는 문화에서 비롯된다. 이 세 가지는 오늘의 한국 사회가 ‘영향력’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새롭게 정의해야 하는가를 묻는 상징적 키워드다.

판사의 권위는 사회가 부여한 법적 정당성에서 출발한다. 판사는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법과 원칙을 통해 정의를 구현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최근의 사법불신은 단순히 판결의 내용보다 ‘권위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윤석열 내란재판의 지귀연판사의 경박한 말투와 태도, 한덕수 재판의 이진관판사의 진중한 말투와 신문 등을 통해 본 소송진행은 ‘같은 판사’인데도 ‘다른 권위’를 국민들은 체감하며 진실과 거짓을 판가름하는 판사들이 가져야 할 덕목을 생각하게 한다. 법복의 무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권위의 사용 방식”이다. 진정한 권위는 일방적으로 ‘나 무오류의 판사이다’라며 맹목적 복종을 강요하는 힘이 아니라, 수범자인 국민들로부터 무한 신뢰를 받는 품격에서 나온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 또한 절박한 위기에 놓여 있다. 오래 전의 교단 위의 교사는 학생들에게는 절대적 존재였다. 이제는 학생들은 정보의 바다에서 더 많은 것을 알고, 교실은 수직에서 수평으로 변한지 오래 되었다. ‘학생은 있지만 제자는 없고, 선생은 있지만 스승은 없다’라며 서로를 불신하는 세평은 어디로부터 잘못된 것인가? 교사에 대한 존경(respect)은 단순한 직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밑바탕인 사제 관계와 진정성에서 생겨나고, 그런 선생님은 ‘권위적’이지 않아도 존경받는다. 시대는 더 이상 ‘가르치는 자’보다 ‘함께 배우는 자’를 존경한다. 교사의 진짜 힘은 교과서의 가르침이 아니라 학생과 선생 사이의 따듯한 온기 속에 있다.

지드래곤의 파워는 스스로의 스타일과 감각으로 세계의 젊은 세대를 열광하게 한다. 그의 영향력은 ‘지시’가 아닌 ‘영감’에서 비롯된다. 그가 입는 옷, 부르는 노래, 쓰는 문장은 수 많은 사람들이 칭송하며 따라 한다. 문화적 파워(cultural power)란 권위를 흉내 내지 않는다. 그것은 자유 속에서 피어난 창조의 에너지이다.

위의 세 가지 형태의 영향력은 서로 다른 영역처럼 보이지만,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모인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움직일 것인가?’이다.

판사의 권위는 더 이상 ‘높은 자리’가 아닌 ‘공정과 깊은 신뢰’에서, 선생님에 대한 존경은 ‘강요된 예의’가 아니라 ‘사랑과 자발적 공감’에서, 그리고 문화적 파워는 ‘지배의 힘’이 아니라 ‘영감과 창의의 힘’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은 더 이상 위에서 내려오는 힘이 아니다. 진짜 영향력은 타인을 억누르는 힘이 아니라, 스스로 서게 만드는 힘이다. 그것이 ‘권위의 시대’를 넘어, 존중의 시대로 가는 길이다.

/ 송광섭(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법학박사,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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