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태안 양잠리 갯벌 출토 ‘마루장식기와’, 어린이 위한 그림책으로 탄생

전주 경기전으로 이동하다가 난파된 것으로 추정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2월 29일 14시36분

태안 양잠리 갯벌 출토 ‘마루장식기와’, 어린이 위한 그림책으로 탄생했다.

국가유산청 어린이 그림책 '지방에 올라간 용 취두'를 펴냈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2021년 태안 양잠리 갯벌에서 출토된 조선시대 마루장식기와 ‘취두’(鷲頭)를 활용, 책을 발간했다. 이는 전주 경기전으로 이동하다가 난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전기 왕실 관련 건축물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취두’는 완전한 형태를 갖추었다.

‘취두(鷲頭, ‘독수리 머리’라는 글자이지만 실제로는 ‘용 머리’를 의미)‘ 는 ‘궁궐 등 왕실 관련 건축물 용마루 양쪽 끝에 설치하는 대형 장식 기와’, 검파(劍把)는 ‘취두 상단에 꽂는 칼자루 모양의 토제 장식품’이다. 취두 상단은 2019년 조개 캐던 주민이 발견해 신고한 하단과 결합한다.

태안 양잠리 조간대에선 지난 2019년 주민의 신고와 함께 취두의 하단이 처음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취두의 상단이, 2022년에는 취두의 상단에 꽂는 검파(劍把, 취두 상단에 꽂는 칼자루 모양의 토제 장식품)가 발굴되면서 완전한 형태의 취두가 완성돼 학계와 국민의 관심을 모았다.

취두(鷲頭)는 궁궐 등 왕실 관련 건축물 용마루 양쪽 끝에 설치하는 대형 장식기와의 일종으로, 태안 양잠리 발굴조사는 조선시대 왕실의 마루장식기와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자료를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다. 마루장식기와는 목조건축의 지붕마루에 사용돼 건물을 수호하거나 권위와 미관을 돋보이게 하는 특수기와를 말한다.

취두는 고려시대부터 임진왜란 전까지는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대상물이었지만 조선후기에는 왕실 관련 건물의 축조와 보수가 증가하면서 상징성보단 실용성이 부각됐다.

연구 결과 발굴된 취두는 숭례문과 양주 회암사지의 취두 등과 그 문양이 매우 유사한 점 등을 근거로 조선 전기 용산 와서(瓦署, 조선 시대에 왕실에서는 쓰는 기와나 벽돌을 만들어 바치던 관아)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주 경기전 또는 충청 이남 지역 등으로 이동하다가 태안에서 난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경국대전(經國大典)을 보면, 기와를 만드는 공영관청인 ‘와서’(瓦署)를 한양에 두고 기와 만드는 장인 와장(瓦匠) 40명과 장식기와 등을 만드는 잡상장(雜像匠) 4명으로 구성해 운용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한양 와서에서 만든 기와들을 해로로 옮기다 물길이 험한 태안에서 해난사고로 바닷속에 가라앉았을 것이란 얘기다.

취두(鷲頭)란 궁궐 등 왕실 관련 건축물 용마루 양쪽 끝에 설치하는 대형 장식기와이고, 취두 상단에 칼자루 모양의 토제 장식품 검파(劍把)를 꽂아 빗물이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막으면서 장식기와가 완성된다.

장식기와 상단과 검파는 지난 2019년 조개 캐던 주민이 발견해서 신고한 장식기와 하단과 결합되는 유물이고, 인근 지역에서 추가 발굴한 또다른 장식기와 유물(상하단)과 쌍을 이루는 것이 확인됐다.

검파와 함께 건물 용마루에 올라가는 취두 전체가 온전하게 확인돼 조선 전기 용머리 장식기와 완형이다.

공개된 검파는 길이 40.5cm, 폭 16cm, 두께 7cm 크기의 칼 손잡이 모양으로, 앞뒷면에 2단으로 구름무늬가 있고, 취두 상단의 구멍과 결합되도록 짧은 자루도 갖추고 있다. 검파는 빗물이 취두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실용적인 용도로 사용되었으며, 취두에 표현된 용이 지붕을 물고 있어 더 이상 용마루를 갉아먹지 말라는 의미도 있다고 전해진다.

조선시대 왕실 관련 마루장식기와(목조건축 지붕마루에 사용돼 건물을 수호하거나 권위와 미관을 돋보이게 하는 특수기와)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확보됐다. 경복궁 창건기 건물과 숭례문, 양주 회암사지 등 조선 전기 왕실 관련 건축물 세부 모습의 고증이 가능한 유일한 고고자료로 평가된다.

용산에는 궁궐에 사용하는 기와들을 전문적으로 구워내는 기관인 와서가 있었다. 취두는 와서에서 만들어져 궁궐과 관련되는 삼남 지방으로 이동하던 것으로 보인다. 충청, 전라, 경상 지방의 왕실 관련 사찰이나 행궁 또는 왕의 초상을 모신 전주 경기전 등 왕실과 관련된 건축물에 취두를 사용하려고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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