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온누리]보잉의 과제

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01월 05일 14시26분

일자리를 찾아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아버지는 디트로이트에 세탁소를 차렸다. 그 덕에 제법 유복하게 자란 윌리엄 보잉은 세탁 일보다 기계공학에 관심이 많았다. 사업 수완이 좋았던 그는 22살의 젊은 나이에 목재상으로 큰돈을 번다. 로스앤젤레스 여행 중 미국의 첫 에어쇼인 ‘아메리칸 에이 미트’를 본 후 비행기에 매료됐다.

그후 비행기 제작에 매달린다. 처음에는 수상비행기였다. 나무로 기체를 만들고 방수천을 덧대 날개를 달았다. 그렇게 비행기 제작하다 운명의 파트너를 만난다. 해군 출신 엔지니어 웨스터벨트다. 첫 비행기 블루빌(Bluebill)을 선보인 후 1916년 퍼시픽 에어로라는 회사를 설립한다. 이게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의 전신이다.

제품을 만든 것과 판매는 다르다. 초기 보잉은 매출이 없었다. 파산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다. 그리고 보잉의 전투기 50대를 매입했다. 전쟁이 보잉으로서는 축복이었다. 세계대전을 통해 보잉은 가장 강력한 군용기 제작사로 성장했다. 이때 생산된 보잉의 군용기 B-29와 B-47는 전설의 폭격기로 불린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게 B-29이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자 매출이 또 감소했다. 상업용 여객기로 사업을 전환해야 했다. 당시 민항기 시장의 선두는 맥도넬 더글라스였다.

보잉은 현대식 여객기 보잉 247을 개발했지만, 더글라스의 DC-3에 밀려 고전했다. 보잉의 가치는 다시 하락한다. 답답했던 보잉은 자사의 폭격기 B-47에 탑승해 제트 항공기의 편안함과 정숙성에 감명을 받는다. 거기서 힌트를 얻어 개발한 게 제트 여객기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보잉 707이다.

1997년 보잉 707의 우월성을 앞세워 숙명의 라이벌 맥도넬 더글라스사를 결국 인수 합병했다. 보잉 로고 옆에 달린 날개는 더글라스를 상징한다. 보잉의 사업은 두 축이다. 종합 방위 시스템과 상업 항공으로 전자는 군사와 우주에 관련 사업이고, 후자는 민항기 제작이다.

지금 보잉의 길은 만만치 않다. 방위산업은 록히드 마틴, 노스롭 그루먼에 고전하고 있고, 우주산업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패이스X에 완패했다. 민항기 역시 유럽의 다국적 항공기업 에어버스에 위협을 받고 있다. 그 과정에 보잉의 항공기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24년에만 알래스카항공 비상착륙, 페덱스 익스프레스의 이스탄불 공항 동체착륙 등 8건이나 된다.

지난 연말 제주항공 보잉 737의 무안공항 사고는 끔찍했다.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하루빨리 유족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았으면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원인을 밝히는 일이다. 공항과 항공사도 조사해야 하지만, 그 이전에 비행기의 문제는 없는지 보잉사가 더 적극적으로 밝혀야 사고를 막을 수 있고, 회사 신뢰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박은희 기자의 최근기사

[온누리]보잉의 과제

군산스테이호텔, 제11회 연예인 자선 골프대회와 협업… 팸투어 콘텐츠로 지역 관광 알린다

“어린이 한약” 소명한방 쑥쑥 한방 젤리, 온라인 출시 이후 물량 부족

"링클백 팔자샷 3000 투스텝 블랙패치" 연이은 품절

[지역의 재발견]저출산 시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인식 전환이 열쇠다

에스오디랩 이세영 대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수상

위례센텀내과, 신규 개원...환자 맞춤형 종합 내과 진료 제공

스마일라식 수술 성공적인 시력교정을 원한다면 의료진의 숙련도 중요해..

비엘피 제로셋, 출시 이후 매달 완판 기록

[경제와 미래]나의 긍정적 생각

전주남 로타리클럽 제39대 강신무 회장 취임

Leave a Comment

많이 보는 기사

전주남 로타리클럽 제39대 강신무 회장 취임

장수소방서, 119폭염 구급대 본격 운영

국가유산청·완주군의 국가유산활용사업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