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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미래]뚫어 내자! 막힌 나라, 역류 사회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1월 06일 14시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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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반헌법적 비상계엄 관련 사태와 항공기 추락 대참사 사건의 악몽이 지속되고 있다. 청룡 열차 (롤러코스터) 처럼 순류(順流)와 역류(逆流)현상이 반복되는 우리의 현대사다. 지금 큰 역류가 흐르고 있다.

역류 현상의 원인은 우리 사회가 정치, 경제, 사회문화의 통로에서 막혀있기 때문이다. 먼저 토론이 막혀있다. 자기 말만 하는 사회로 되었다는 것이다. 자기 말 듣지 않으면 분노한다. 각계각층이 그러하지만, 정치가들이 토론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큰 문제다. 토론하고 합의하려는 사람들은 배신자로 몰린다. 특히 권력자, 돈을 가진 사람이 자기 말만 하면 그 사회는 굳어버린다. 사회가 굳으면 그 사회는 무너진다. 결국 다 같이 죽는 길로 가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막혀있다. 국민이 나라의 법과 제도를 믿는 것은 일차적인 믿음이다. 건널목에서 파란불에 바로 건널 수 있는 사회가 믿음의 사회라고 한다. 파란불이 들어왔어도 좌우를 살피며 걷게 되는 것은 믿음이 약한 사회다. 이러한 믿음을 사회적 자본이라고 하지 않는가? 정치권력을 가진 사람, 돈을 가진 사람, 주도권을 가진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속이며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니 서로에 대한 믿음이 막히는 것이다.

경제가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기업가 정신’이 막혀있기 때문이다. 기업가 정신은 한마디로 앞선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는 정신이다. 경제 성장률이 거의 멈춰있다. 세습 재벌들이 3세대, 4세대로 내려가면서 도덕적 해이로 문제가 된 사례를 자주 보지 않는가? 정치권력과 엮어져 창조적인 기업활동을 하지 않는다. 진정한 기업가는 덩치 큰 나라의 시장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시장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무엇보다도 문제가 되는 것은 이것이다. “나라의 이상”이 막혀있는 것이다. 개인끼리 경쟁하는 교육만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막힌 사회의 중요한 요인이다. 자기 말만 하는 사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괴물 권력, 괴물 재벌, 괴물 전문가들을 만들어 내었다. ‘개인 1등’이 아니라 ‘나라 1등’을 만드는 교육을 해야 한다.

음식물이 체한 것을 곽란 났다고 한다. 소화 기능이 막힌 것이다. 설사하거나 입으로 토하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 현실, 사회문화 현실은 곽란이 난 실정이다. 국민들이 토하거나 설사하고 있다. 혈 자리에 침을 놓아 곽란을 뚫어야 한다.

뜷린 사회로 가기 위한 혈 자리를 짚어 본다. 먼저 ‘의리’와 ‘정의’를 구별해야 한다. “정치부족”의 의리를 국가정의로 착각하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 ‘열성부족정치(部族政治, 팬덤정치)’현상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 정치부족이 가수 개인에게 열광하는 연예부족을 닮았다. 그들이 소통의 통로를 막고 있다. 부족정치를 해소하려면 “나라 전체의 정치경제 현실”을 학습하는 동아리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각종 언론이 이러한 학습동아리 활동을 주도하면 유리하다.

“서로에 대한 믿음”을 살리려면 법과 제도와 정책을 공정하게 집행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 불신의 뿌리다. 여전히 존재하는 지역 차별, 지방차별, 돈과 권력이 없는 사람을 무시하는 정서와 정책을 그쳐야 한다.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자기들의 돈과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깨닫도록 학습시켜야 한다. 돈은 자기 부모로부터 받았고, 권력은 자기를 지지하는 ‘열성 정치부족’에게 받았다는 착각을 바로 잡아 주어야 한다.

그리고 “나라의 이상”을 공유해야 한다. 한때 젊은이들 사이에 ‘지옥 같은 우리나라’라는 좌절감이 퍼졌다. 그 낱말은 사라진 듯 하지만 그 정서는 그대로 남았다. 나라의 이상을 공유하면서 청년의 꿈과 국민의 꿈을 키워내야 한다. ‘지식으로서의 인문학’이 아니라 ‘기질로서의 인문 교양’을 풍부하게 하면 그 속에서 민족의 홍익주의가 살아난다. 세계를 주도하는 창조력과 도덕감이 살아난다. 대학과 기업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김도종 • (사)한국 소프트웨어 기술인협회 이사장. (전) 원광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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