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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미래]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면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1월 13일 15시07분

지혜와 행운의 상징인 푸른 뱀의 해가 밝아 새로운 시작과 변화를 다짐하며 모두가 희망과 함께 꿈을 가지고 생활을 해야 하나 지금의 우리 상황은 전혀 그러지 않은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작년에 이어져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결과를 알지 못하게 양편으로 갈라져 첨예화 되어 더욱 답답하고 화를 나게 한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교수인 리처드 니스벳이 ‘생각의 지도’라는 저서를 통해 “인간의 지능은 유전이 아니라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니스벳 교수는 연구팀을 구성하여 3백여 명을 대상으로 나이별로 세 그룹으로 나누어 판단 능력과 지혜를 조사하여 얻은 결론을 통해 “나이가 많을수록 지혜가 생긴다.”라는 것을 입증했다. 그리고 생각을 많이 하고 글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글을 읽지 않는 사람들보다 창조성이 뛰어나고, 지혜롭고 판단력이 빨라 위기 대처 능력이 월등하다는 것도 밝혔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정반대로 젊은 세대의 생각에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소위 정치를 오래 했다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의 자리에만 연연하며 욕심을 채우는 것처럼 보여진다. 말로는 국민과 나라를 위한다고 하는데 전혀 그러지 않은 것이다.

조선조 세종 때 정갑손이란 인물이 있었다. 그는 강직한 성품을 인정받아 관직에 발탁된 후 참판, 대사헌, 예조판서 등의 요직을 거친 청렴하고 매사에 조심성이 있는 관리(廉謹吏)로 칭송을 받았다. 그런 그가 함경도 관찰사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임금의 부름을 받고 잠시 관헌을 비운 사이에 있었던 일의 보고를 받게 되는데, 그는 보고서를 보자마자 책임자를 불러 야단을 치는 것이었다.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고을 관리를 뽑는 시험이 있었고 합격자 명단에 능력도 안 되는 자기의 아들 이름이 있었는데 관찰사의 아들을 차마 낙방시킬 수 없었던 시험관들이 눈치를 보며 합격자 명단에 넣었던 것이다. 관찰사 정갑손은 담당 시험관을 문책하고 합격을 취소하며 말했다. "평소 내 아들이 학업에 충실하지 않음은 내가 잘 아는데 어찌 요행으로 임금과 백성을 속 일 수 있겠는가. 자네도 평소 그것을 모르지 않았을 텐데 이건 직무를 태만한 것이다."라며 혼을 냈다는 일화이다. '나 하나쯤이야'라며 넘긴 일이나 '그래도 내가 여기 근무하는데 이 정도 특혜는 당연히~'라며 받아들인 일, '나는 되고 너는 안 된다'라며 자신에게 한없이 관대했던 일은 없었는가를 이 시점에 그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 당신들의 판단이 우리 후세들에게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결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지를. 올바른 판단은 당신이 한탄을 연발하며 아쉬움을 토하면서도 부정과 부패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쉬운 자물쇠이다.

우리가 배워야 할 이야기를 소개한다. 말을 타고 길을 가던 한 신사가 재목을 운반하기 위해 땀을 흘리면서 열심히 일하는 군인들을 보았다. 그런데 그 와중에 편안히 앉아 구경만 하는 상사가 있었다. 신사가 그 상사에게 물었다. "당신은 왜 같이 일을 하지 않으십니까?" 상사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나는 졸병이 아니고 명령을 하는 상관이기 때문입니다." 그 말을 듣고 신사는 말에서 내려 윗옷을 벗어 놓고 병사들과 함께 재목을 운반하기 시작했다. 신사는 한참 동안 작업을 했고 많은 땀을 흘린 뒤에야 재목을 목적지까지 운반하는 일을 마무리할 수 있었고 신사는 이마의 땀을 닦으면서 상사에게 말했다. "앞으로 목재를 운반할 일이 있거든 총사령관을 부르십시오." 그 신사가 유유히 자리를 떠나갈 때쯤 상사와 병사들은 그제야 그 신사가 조지 워싱턴 장군임을 알았다. 권위나 지위는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으며 먼저 섬기는 겸손한 자에게 리더십의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다. 존경을 받으려면 먼저 겸손한 행동과 모범적인 태도를 보여야 되지 않을까.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이 극찬한 ‘매니징’을 쓴 미국의 국제전신전화회사(ITT) 경영책임자 헤럴드 제닌은 “리더십은 말로 행하여지기보다는 태도와 행동으로 보여진다.”라고 말했다.

국가의 헌법 질서와 공권력을 무너트리고 자신을 보호하기에 바쁜 사람과 그를 지키겠다는 알량한 사람들의 처신을 보면서 장기화되고 어지럽게 바닥을 치닫고 있는 우리 경제를 살려야 된다는 절실한 마음에서 글을 썼다. 어디 ‘나’ 한 사람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닐텐데,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면 자신의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리더십을 발휘하고 미래의 후손들을 위한 대승적인 결단을 해 주길 바랄 뿐이다.

/전안균(공학박사·전북소상공인연합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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