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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용 선생의 묵향, 전주 한옥마을을 보듬다

[원지의 문(文)·화(畵) 스케치] <25> 전주시 강암서예관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1월 15일 14시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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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고도 전주 한옥마을에 들어서면 언제나 묵향으로 진동하고 있다.

전주 교동 남천교 위에 세워진 청연루(晴烟樓). 이는 완산팔경 가운데 하나인 ‘한벽청연(寒碧晴煙, 승암산 기슭 한벽방과 전주천을 휘감고 피어오르는 푸른 안개)’에서 비롯, ‘한벽’과 ‘청연’을 댓구로 사용,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전주시장 재임시절에 쓴 글씨다.

다리 위쪽으로 한벽당이 있으니, 그 아래쪽에 '청연루'를 지은 것이리라. 바로 그 옆엔 전주시 강암서예관과 현 전북도지사의 아버지 강암(剛菴) 송성용(宋成鏞, 1913~1999년)선생이 살았던 ‘아석재(我石齋)’가 있다. 이는 ‘물과 돌이 있는 데서 유연하게 살리라’라는 뜻을 담고 있는 주자의 시구절 ‘거연아천석(居然我泉石)’에서 유래한다. 글씨는 소전 손재형이 썼으며, 남취헌은 일중 김충현이 썼다.

전주시 강암서예관엔 꽃담이 자리하고 있다.

.합각 3곳(정면 제외), 건물 정면 6곳, 옆면 6곳(각 3곳), 뒷면 4곳, 굴뚝 1곳 등 20곳에 꽃물결, 꽃바다 바로 그 자체입니다. 정면엔 붉은 벽돌과 함께 회색의 ‘무시무종(無始無終)’ 문양이 가로로 화사한 벽을 이루며 방실방실 웃고 있고, 출입문 좌우로 붉은 벽돌 한 줄에 회색의 ‘무시무종’ 문양, 이어 ‘만자 만(卍)’자가 세로로 자리하고 옆면은 붉은 벽돌 3장이 가로로 놓인 가운데 붉은 벽돌 1줄, 회색의 ‘무시무종’ 문양 1줄, 붉은 벽돌 1줄, 이어 붉은색의 ‘만자 만(卍)’자 문양들로 거대한 꽃담을 이루고 있다.

건물의 뒷면도 이와 비슷하지만 붉은 벽돌 속에 붉은 벽돌이 4개씩 모두 19줄씩 차례로 놓여 특별한 꽃담 2개를 일구었다. 합각은 붉은 벽돌, 회색의 무시무종 문양, 동심원, 태평화 순으로 장식, 경복궁 자경전(보물 제809호)의 꽃담과 흡사하다. 회색 벽돌이 촘촘히 박혀 있는 굴뚝은 붉은 벽돌 한 장씩이 맨 위와 아래에 놓여 있는 가운데 ‘길 장(長)’의 글씨로 표현, 붉은 이 여름의 햇살처럼 선명하다. 이 곳의 꽃담은 강암서예관 건립 당시 만들어졌다.

선생은 김제출생 유학자 유재 송기면(裕齋 宋基冕)의 3남으로, 1993년 강암서예학술재단을 설립하고, 1995년 서예관 건립을 위해 서화 등 소장품1,162점과 토지 등을 전주시에 기부, 오늘날 전주시 강암서예관을 만들게 했다.

‘호남제일문(湖南第一門)’은 전주가 전라남,북도, 제주도를 통합하는 전라감영의 문, 호남평야의 첫 관문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호남제일문 편액은 단아하면서도 한편 웅장한 듯하면서도 자칫 권위롭기 쉬우나 오히려 따뜻한 필치가 우아함을 드러내는 고 강암 송성용선생의 글씨다.

호남제일문은 언제 어떤 이유로 만들어졌을까. 북쪽이 허해 부가 드물다고 해서 지세상 허술한 그 쪽을 누르기 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호남고속도로를 달려 전주인터체인지를 벗어나 시내로 들어오다 보면 넓디넓은 8차선도로를 가로질러 서있는 ‘호남제일문(湖南第一門)’이 반긴다. 그렇다면 언제 어떤 이유로 만들어졌을까. ‘호남제일문’은 지난 1977년 5월 기존 4차선 진입로에 건립됐다. 이어 19991년 전국체전 진입로 확장으로 헐렸으며, 1994년 8월 13일 현재의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전주 IC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여의도광장에 길이 43미터, 폭 3.5미터. 높이 12.4미터를 갖고 있다.

‘호남제일문’은 전주를 대표하는 건축물이자 소중한 미래유산인 만큼 지속적인 보수·정비를 통해 호남, 더 나아가 전라도 정도 천년의 자긍심을 살리기 바란다./글=이종근·그림=원지(XU WE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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