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독감 대유행에 명절 건강 어쩌나 ‘불안’

인플루엔자 외래환자 9주째 상승세
응급의료기관 비상진료체계 유지

기사 작성: 김상훈 - 2025년 01월 15일 15시55분

“애가 열이 떨어지질 않아서 아침 일찍부터 왔어요”

15일 오전 8시 30분께 전주 한 내과의원 대기실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지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진료 시작 전임에도 대기실은 환자들로 가득했다. 대기 의자에는 70대 노인부터 5살 어린이까지 다양한 연령대 환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의원 관계자는 “최근 몇 주간 독감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 하루 종일 진료 대기 줄이 끊이지 않는다”며 “특히 어린이 환자와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 방문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독감이 지난 몇 주간 지속적으로 유행하는 가운데 명절을 앞두고 시민들의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겨울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가 외래환자 1,000명당 99.8명으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래환자 수는 9주째 상승세를 보이며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

연령대를 살펴보면 13~18세 청소년층에서 177.4명으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으며, 7~12세(161.6명)와 19~49세(129.1명)가 뒤를 이었다. 이는 전 연령대에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환자가 줄지 않는 가운데 명절 특유의 가족 모임과 이동량 증가가 독감 전파의 매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전주 주민 이모(45)씨는 "아이들이 독감에 걸릴까 걱정인데 명절에 가족들과 만나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 속에서 전북도는 명절 기간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응급의료기관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다.

도내 19개 응급의료기관과 2개 응급의료시설에서 24시간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며, 병‧의원 220개소와 약국 190개소를 추가로 운영한다.

또한 코로나19와 독감 등 호흡기 감염병 유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발열 클리닉과 협력 병원도 확대 운영한다.

전북도 관계자는 "시민들이 명절을 안전하게 보낼 수 있도록 의료와 방역 체계를 철저히 점검하겠다"며 "독감 예방접종과 함께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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