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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을사년에 대한 단상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1월 16일 16시54분

2025년은 을사년이다. 육십갑자의 42번째로 청색의 ‘을(乙)’과 뱀을 의미하는 ‘사(巳)’를 상징하며 ‘청사(靑蛇)의 해'라고 한다.

뱀에 대한 생각은 사람에 따라 문화권에 따라 또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게 인식된다.

생김새와 품은 독 때문에 비호감 동물로 여겨지고, 하와를 유혹해 선악과를 따먹게 한 악의 상징으로도 표현되며 사탄의 형상을 뱀의 모습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뱀은 부정적인 모습만 있었던 게 아니다.

권석우는 ‘뱀의 신화적 이미지: 수메르-바빌로니아, 헬라스’라는 논문에서 “서양문학에 빈번히 등장하는 용은 사실 뱀의 변형인 경우가 많으며, 중국에서는 하늘로 승천하여 천상의 부귀와 권력의 상징이 되는 용이 되는 동물은 이무기, 즉 큰 뱀으로 표현되곤 했다.”고 밝히고 있다.

겨울이면 땅속으로 들어가고 봄이면 땅위로 나와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동물이면서, 원형의 똬리를 틀 때나 스스로의 꼬리를 잡아 무는 것으로 표현될 때는 삶과 죽음의 영원한 반복을 나타내는 영원성에 관한 여성적 상징으로도 인식되기도 한다.

인도와 중국, 한국의 문화에서 뱀과 그 변형인 용은 시대를 초월하여 신성함과 부귀함의 상징적 동물로 존재해 왔다. 중국신화에서 대모신 여와는 상체는 인간이고 하체는 뱀의 형상을 한 것으로 인식된다. 또한 중국에서 뱀은 용과도 통하며 용을 뱀에서 유래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구약성경에 모세가 가지고 있던 지팡이가 뱀으로 변하는 이적을 통해 모세가 하느님의 사명을 맡기 위해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을사년’을 살펴보자. 1545년 을사사화는 왕위 계승을 둘러싼 외척 간 갈등으로 명종의 즉위(1545년) 직후 시작되어 2년 뒤 정미(丁未)사화까지 지속된 정치 투쟁이었다.

한영자전(韓英字典; 1897)에서는 1785년 을사년을 특별히 기근이 든 해로 설명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당시 ‘을사’가 가난과 고통을 표현하는 말로 쓰였다고 밝힌다.

1905년 을사년은 강제로 외교권을 빼앗긴 해이다. 당시 일본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통해 청과 러시아를 굴복시킨 후 미국이 필리핀을 차지하는 대신 일제는 대한제국을 차지한다는 밀약을 통해 외교권을 강탈하고 식민지화 하려했다.

그리고 2025년 을사년은 내란수괴 혐의로 대통령이 체포되어 수사를 받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날씨나 마음이 쓸쓸하고 흐린 상태를 나타내는 말로‘을씨년스럽다’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을씨년은 1905년 외교권을 빼앗겨 온 나라가 침통하고 비통한 분위기에 휩싸여 그날 이후 몹시 쓸쓸하고 어수선한 날을 맞으면 마치 을사년같다는 말에서 나왔다고 한다. 오늘도 참 을씨년스럽다.

/오승옥(마을활동가·관광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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