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월요아침]토고납신(吐故納新)

“을사년 새해 나쁜 것을 버리고
새롭고 좋은 것을 받아들이자”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1월 19일 14시27분

을사년 새해가 밝아온 지 20여 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12.3일 불법적인 비상계엄 여파가 남아있다. 윤석열대통령의 무지와 무도, 무모함으로 시작한 계엄이지만 다행히 실패로 끝났다. 그의 자승자박이었다. 전시나 사변 등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계엄 선포는 명백한 헌법위반이다. 국민기본권을 유린한 것은 내란죄로 엄히 단죄될 것이다.

다행히 성숙한 시민들이 국회로 뛰어오고, 190명의 국회의원이 담을 넘어와 만장일치로 비상계엄 해제를 가결하여 잘 막아냈다. 그렇지만 비상계엄으로 인한 경제, 외교, 민생 등 국내외의 엄청난 피해는 물론 계층간, 이념간, 지역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진보와 보수 진영 간의 입장도 자기중심적 사고에 갇혀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

여기에 환율이 오르고 대외 신용도는 떨어져 이를 복구하려면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계엄의 대가는 앞으로 국민들이 두고두고 할부로 갚아야 할 빚으로 남아있다. 불법 비상계엄으로 우리나라의 민주화 지수의 시계가 45년 전으로 되돌려졌다.

이러함에도 다행인 것은 국회에서 계엄 해제 가결 후 43일 만인 1.15일에 내란 우두머리인 윤대통령이 체포됐다. 이로써 불법 계엄해제와 내란 우두머리 체포라는 두 고비를 넘겼다. 그렇지만 내란죄에 대한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 결정, 조기 대통령선거 등으로 앞날을 가늠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세상사 모든 것에는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윤대통령은 국정을 운영하면서 아집과 격노 그리고 남의 말을 듣지 않는 등 임기 내내 국민을 불안케 했다. 또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반국가세력과 부정선거라는 망상에 젖어있었다, 여기에 또 모든 걸 과거 정부 잘못으로 돌리며 정치적으로 악용해왔다.

그렇지만 이 같은 혼란은 어떤 식이든 해결돼야만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나라가 그동안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공시킨 것처럼 빠르게 회복할 것이다. 그래서 새로 시작하는 을사년은 제발 국태민안의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국태민안을 위해서는 ‘토고납신(吐故納新)’이 절실히 필요하다.

윤대통령 임기 2년 반을 돌이켜보면 국가적으로 위태했고, 국민도 정치의 소용돌이 속에 갈등이 깊어지고 살림살이는 더 피폐해졌다. 그러기에 지금이 토고납신 해야 할 절호의 시점이다. 토고납신은 ‘묵은 숨을 내쉬고 새로운 숨을 들이킨다’는 뜻이다. 즉 낡고 좋지 않은 것을 버리고 새롭고 좋은 것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쓰인다.

중국 고전 의 에 도가 수련법 중의 하나로 사람이 하는 심호흡은 낡고 좋지 않은 것을 버리고 새롭고 좋은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최근에는 ‘오래되어 나쁜 것을 버리고 새롭고 좋은 것을 받아들인다’라는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토고납신에서 토(吐)는 탐관오리, 폭군, 나쁜 관행, 낙후된 사상 오래된 시대에 뒤떨어진 관리체제 등을 버린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납(纳)은 새로운 인재 발달한 기술 선진적 사상 현대적 관리체제 등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따라서 토고납신은 21세기 변화와 개혁의 시대에 부패를 뿌리 뽑고 깨끗한 정치로 정의를 실현하자는 구호로 다시 사용되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은 끊임없이 변화해야만 급변하는 사회에서 낙오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

간단한 이야기이지만 가정생활이나 인생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어떤 마음 자세를 갖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송구영신은 시간의 변화보다는 마음과 생각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묵은 마음의 먼지를 털어내 버리고 새로운 마음을 품는 송구영신은 토고납신이다. 새롭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대한민국호’의 깃발을 올려야 한다. 그것이 연목구어가 아니길 바라는 것이 소시민의 소박한 심정이다.

/이태현(고원공간정보 부회장·전 무주부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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