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메아리]특전사, 히어로와 빌런 사이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1월 19일 14시28분

윤석열의 비상계엄이 유지되었더라면 이재명, 조국, 한동훈, 전 대법관, 선거관리위원 등은 지하 수백 미터 서울 남태령 수도방위사령부 벙커에 가두려한 계획이 확인되었다. 계엄에 저항하는 수많은 정치인, 언론인, 시민 등은 7공수여단 부대원들에 의해 군산교도소, 전주교도소, 정읍교도소에 수감되지 않았을까?

익산에 있는 7공수여단 부대원과 가족들은 평상시 우리 이웃으로 살면서 수해 피해 현장을 비롯해 재난 현장에서 시민들을 돕고 지원하며, 국가의 평화를 지켜주는 든든한 히어로가 되어주었다. 그랬던 이들이 하루아침에 우리의 일상과 자유를 빼앗고 국가 질서를 전복하는 계엄군 빌런이 되어버리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다.

7공수여단은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이전부터 출동대기를 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계엄령 무효 표결이 이뤄지지 않을 시 서울진공작전까지 계획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도민들은 불행 중 다행으로 생각하며 마음을 쓸어내렸다. 그런데 새로운 사실이 확인되면서 의혹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에 따르면 7공수여단이 2024년 3월부터 호남 지역 교도소를 중심으로 국가중요시설 현장 확인 임무를 수행하며 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한 구금시설 확보 목적이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24년 3월 말은 윤석열이 “비상대권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내란 음모를 구체화하던 시기였다고 한다.

7공수여단은 2015년~2023년까지 지난 9년 동안 해당 임무를 수행한 적이 단 한 건도 없었으나, 2024년 3월부터 갑작스럽게 군산교도소, 정읍교도소, 전주교도소를 포함한 국가중요시설에 대해 총 17차례 방문하여 설계도면과 재난대피안내도 등 내부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3공수여단의 2023년 12월 5일 서울구치소 현장 확인 1건을 제외하면 다른 특전여단에서 교도소를 대상으로 현장 확인 임무를 수행한 이력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교도소 점검·정찰 임무는 일반적으로 해당 지역 일반부대가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공수여단의 이러한 행위는 다른 특전여단과 비교하더라도 매우 이례적이고 10년 만에 처음으로 임무가 갑자기 급증한 것이어서 더욱 의문이 커지고 있다.

1공수는 계엄선포 5개월 전 2024년 7월에 국회설계도를 요구했고, 계엄 1개월 전 수도방위사령부가 국회 전기공급을 점검한 사실은, 7공수의 교도소 점검을 통한 구금시설 확보 의혹과 연결되면서 합리적 의심을 더욱 짙게 한다.

군은 기본적으로 상명하복에 의해 움직이는 집단이어서 명령에 불복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부대원들도 의문이 들지는 않았을까? 이상하게 생각되었다면 다양한 경로를 활용하여 제보하거나 알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육군특수전사령부는 1979년 전두환이 12.12 내란으로 권력을 찬탈하는 과정에 적극 참여했고, 5.18 광주에서 민간인을 무차별 살육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7공수여단은 전북대에 투입되어 학생들을 구타하고 5‧18 최초 희생자 이세종 열사를 숨지게 하는 등 각종 만행을 저질렀다. 광주에 투입되어 3공수와 함께 집단 발포하여 시민들을 학살했던 던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한편, 당시 투입된 군인들 가운데 정신적 분노조절 장애 등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경우도 있다.

윤석열은 대한민국 최정예 부대에 씻을 수 없는 복원 불가능한 상처를 남겼다. 국회, 선거관리위원회에 출동한 군인 등 반헌법 불법계엄에 동원된 사람들은 평생 불명예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명령을 내린 사람들이 가해자다. 명령에 따라 투입된 군인들은 자기 뜻과 달리 가해자가 되어버린 역사 속 피해자다. 향후 내란 잔당에 대한 처벌과 시시비비가 가려지고 나면 국가적 차원에서 트라우마가 회복될 수 있도록 하는 치유대책도 필요해 보인다.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특검을 통과시켜 증거를 인멸하기에 앞서 엄정하고 조속한 수사로 비상계엄 관련자들에 대해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 특수전사령부는 내란 사전 준비 의혹에 대해 스스로 명명백백히 밝히고 지금이라도 ‘국민 히어로’ 명예를 회복하기를 바란다.

/임형택(Like익산포럼 대표, 조국혁신당 전북도당 대변인/사회권선진국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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