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온누리]엄마는 대학생입니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1월 22일 15시10분

우리 엄마는 대학생이다. 나는 엄마랑 바다의 시작으로 빗물받이 양옆에 ‘담배꽁초와 쓰레기 안돼요’ 프로젝트를 위한 고래 그림을 부착하는 환경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번 주는 학생들과 환경 프로젝트로 고래 그림 15개를 학교에 부착하기로 했다. 그런데 날씨가 계속 춥고 비가 오고 바람이 매우 심하게 불었다. 마음이 계속 걱정이 된다. 환경 프로젝트를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주관하는 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비가 와서 바닥에 고래 스티커가 부착이 안돼니 환경 프로젝트를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이미 학생들에게는 공지를 했고, 학생들은 처음 경험하는 이번 환경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이 있었다. 센터에 그 다음주가 대학 기말고사라서 학생들과 또 시간을 맞출 수가 없으니 환경 프로젝트 발대식과 함께 고래 그림 부착하는 방법을 먼저 설명해 주시면 다음 주에 학생들 스스로가 환경 프로젝트를 팀 주도학습으로 진행하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드렸더니 그 방법도 의미가 있고 정말 좋겠다고 했다.

환경 프로젝트 당일이 되었다. 겨울이라 그런지 5시인데도 날이 어둡고 바람은 세차게 불었다. 그런데 우리 만학도 학생이 어린 아들을 가슴에 꼬옥 안고 있었다. 엄마 따라서 고래 환경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서 왔다고 한다. 추운 날씨에도 아이는 엄마랑 함께 고래를 어떻게 부착하는지 열심히 듣고 엄마 따라서 누나 형들과 함께 맛있는 저녁도 먹었다. 5팀이 환경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각자의 결과물을 오픈 sns에 올리고 학생들이 평가를 해서 최우수상 1팀, 우수상 2팀, 장려상 3팀을 선정하기로 했다. 팀 프로젝트 사진에는 우리 아이가 신나게 엄마랑 함께 고무 방망이로 고래를 부착하고 있었다. 아이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내 마음도 행복해졌다.

대학에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만학도가 어느 정도 숫자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이렇게 엄마랑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대학에 다양하게 만들어지면 좋겠구나 싶다. 아이는 우리의 미래이다. 소소한 일상 안에서 엄마 손잡고 대학교에 와서 엄마랑 같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느끼는 아이의 행복감은 아이가 어른이 된 후에도 좋은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몇 십년 전에는 시골 농가에서 일하는 엄마를 대신하여 큰 아이가 학교에 막내동생을 업고 가서 공부를 하기도 했었다. 이젠 대학에서 이러한 만학도를 위한 육아 정책을 정부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리 꼬마 엄마랑 환경 프로젝트 바다의 시작에 참여해줘서 고맙습니다.

/김자옥(원광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새전북신문 기자의 최근기사

[온누리]엄마는 대학생입니다

나눔

봉황이 노닐던 그곳, 위봉사를 품은 위봉산성(威鳳山城)에서

[온누리]인적자원

[경제와 미래]사서 쓰는 나라와 만들어 쓰는 나라

[사설]전북 출신 국회의원, 상임위 분산배치 급하다

[아침발걸음]노회찬의 청소론에서 온 사회통합의 조건

[온누리]참다운 행복

[사설] 주택구입시 금융지원 현실적이지 못하다

[사설] 체류인구 하루 머물다 떠나 문제

[사설] 마을숲을 살려라

Leave a Comment

많이 보는 기사

국가유산청·완주군의 국가유산활용사업 마무리

전북동부문화유산돌봄센터, 국가유산 관리 현장직무훈련 시행

'특별한 동행' 도새마을부녀회, 백일홍회 간담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