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완산역사문화연구회, 후암 김창석 문집 국역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1월 30일 12시40분

조선 후기와 일제강점기 유학자의 삶과 민족적 저항의 가치를 담고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는 책이 발간됐다.

완산역사문화연구회는 유학자 후암(後菴) 김창석(金昌碩 878~1946)의 자필 원고를 국역한 '후암문집'을 펴냈다. 이번 국역 사업은 후암의 유산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조명하고 후세에 전하기 위해 추진됐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시의 지원 덕분에 이번에 빛을 본 셈이다.

후암의 아들 김돈기(1905~1989)가 정리한 자필고본을 바탕으로 한 문집으로, 1,000 여 편에 이르는 시와 글을 통해 그의 확고한 지조와 절개, 도학 정신을 엿볼 수 있다. 후암은 일제의 창씨개명과 단발령을 거부하며 끝까지 민족적 자긍심을 지킨 항일 독립주의자로, 그의 시문에는 이러한 실천적 정신이 담겨 있다.

후암은 1878 정읍 감곡면 통사동에서 태어나, 학문과 도학에 몰두하며 유학자로서의 길을 걸었다. 일제의 침략과 구한말의 부패 속에서도 대의를 지키며 은거생활을 선택한 그는 칠보와 태인 등지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 간재 전우의 문인들과 교류하며 시문 창작을 이어갔다.

그의 자필고본 '묵방시고'는 거처했던 묵방산에서 창작된 시문을 중심으로 그의 철학과 사상이 담겨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후암의 삶은 그저 학문적 연구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일제의 신학문과 탄압에 저항하며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고, 정읍의 산골로 이주해 민족정신을 지키는 은거 생활을 지속했다. 또한, 그의 문학적 업적은 민족적 정체성과 항일 정신을 고취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이번 국역본 발간은 후암의 사상과 정신을 현대인들에게 전할 뿐 아니라, 전북 지역의 역사적 인물을 재조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완산역사문화연구회 대표 김희경은 “후암 김창석의 삶과 문학은 오늘날에도 민족적 자부심을 일깨우는 귀중한 유산”이라면서 “이번 국역본이 그의 뜻을 이어받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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