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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재발견]어느새 봄으로 한발짝, 입춘(立春)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2월 04일 14시38분

어느덧 일 년 중 한 달, 연의 12분의 1을 보내고 두 번째 달을 맞이했다. 2월 첫 주는 절기상 봄의 문턱으로 들어선다는 '입춘'인데 그이름이 무색하게도 이번주내내 영하권 날씨로 매우 추울 예정이다. 입춘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는 말이 있다. 입춘이지만 날씨가 춥다는 의미로 반드시 입춘 무렵에는 추위가 찾아온다는 뜻이다. 사실 이 무렵 추위가 놀랄일은 아니지만 기온이 이렇게 크게 떨어지는 건 2020년 이후 5년 만이란다. 그래도 뒤늦은 폭설을 해치우고 봄으로 한발짝 나아간다.

입춘은 24절기 가운데 첫 절기로, 이날부터 새해의 봄이 시작된다고 여겼다. 따라서 이날을 기리고 닥쳐오는 일년동안 대길(大吉)하고 다경(多慶)하기를 기원하는 갖가지 의례를 베푸는 풍속이 있었다. 입춘이 되면 도시 시골 할 것 없이 각 가정에서는 기복적인 행사로 입춘축(立春祝)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였다. 재상 집, 양반 집, 일반 민가 할 것 없이 모두 입춘축을 붙이고 한 해 일이 잘되기를 기원했다. 신분고하 건강하고 무탈하기를 바라는 것은 모두 같은 마음일테니 말이다. 글씨를 쓸 줄 아는 사람은 자기가 붙이고, 글씨를 쓸 줄 모르는 사람은 남에게 부탁하여서라도 써 붙였다. 하다못해 그냥 글귀를 외워도 좋다고 여겼다. 이날 궁중과 지방에서는 여러 의례를 베풀었고, 민간에서도 각종 의례를 행하고 절식을 나누어 먹곤 했다. 그러나 근래에는 입춘축을 붙이는 가정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며 절일(節日)로서는 기능을 상실하였다.

입춘축은 보통 입춘날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고 써서 대문에 팔(八)자 모양으로 붙이며, 그 전해에 붙여둔 입춘축은 뜯어서 태우기도 하고 그 위에 새로 붙이기도 했다. 그 외에 한지를 마름모꼴로 세워 ‘용(龍)’자와 ‘호(虎)’자를 크게 써서 대문에 붙이기도 한다. 우리 지역에서는 향교, 서원 등에 가면 입춘축을 볼 수 있다. 금년도에도 전국의 많은 향교에서 입춘축 붙이기 행사를 했다. 우리지역의 대표적인 향교인 전주향교에서도 입춘축을 새로이 붙였다. 올봄에 향교에 방문하시어 한해의 대길을 바라는 입춘축이 붙여진 대문을 넘어 출입해보시길. 또한 여러분들도 개인과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는 나만의 입춘축을 만들어보시길 바란다. 필자 역시 올 한해도 소망하는 것들이 크게 이루어지기를, 작년보다 발전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하고, 대길하고 다경하기를 바라며 마음으로 입춘축을 써본다.

한편, 전북동부문화유산돌봄센터는 국가유산청의 복권기금과 전북특별자치도청의 지원을 받아 문화유산돌봄사업을 진행하며, 도내 동부권역 8개지역의 385개소 국가유산을 관리한다. 2011년부터 국가 및 도지정, 비지정유산을 관리하며 목조, 석조, 근현대건축, 천연기념물 등 각 재질 특성에 맞게 정기적인 상태 모니터링과 전문 모니터링을 진행하여 문화유산 보존관리에 힘쓰고 있다. 또한 작은 훼손부의 경우 큰 범위로 확장되기 전 경미하게 수리하여 예방보존하고고, 국가유산 분야의 전공자와 국가유산수리기능자를 중심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를 진행함으로써 국가유산 보존 및 관람환경을 개선한다.

/최유지(전북동부문화재돌봄센터 모니터링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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