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북 '설 특수' 실종…체감경기 꽁꽁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모두 1~2월 BSI 체감 및 전망지수 뚝
-경기침체에 탄핵정국 맞물려 경기부양용 추경 편성 시급성도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2월 04일 14시49분

“떡류는 명절이 성수기인데 올해 설은 작년 대비 주문 물량이 30%가량 줄었어요. 야간작업 없이 명절을 쇠기는 처음인 것 같아요. 고물가에 지갑 열기를 꺼리는데다 올 연휴는 유난히 길다보니 해외로 나가는 사람까지 많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익산지역 한 떡류 제조사 경영인)”

“경기가 워낙 안좋은데다 시국까지 어수선하다보니 명절 모임도 너무 적었어요. 그나마 우리 지역은 설 직전 일상회복 지원금을 50만 원씩 나눠줘 여기저기서 장을 보고 술자리 모임도 간간이 이어진 것 같아요. 다만 명절을 쇠고 나면 지갑을 닫아버리기 때문에 걱정이 되네요.(김제시내 한 음식점 경영인)”

도내 소상공인들은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어수선한 탄핵정국 등이 맞물려 설 대목 특수를 크게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최근 내놓은 전국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BSI)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북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의 1월중 BSI 체감지수는 기준치(100)를 크게 밑도는 48.3에 그쳤다.

BSI 지수는 100을 기준삼아 그 이상은 경기실적 호전을, 그 이하는 악화됐다는 의미다.

그만큼 전통시장 상인들이 실제로 느낀 체감경기가 안좋았다는 것으로, 지난해 설 명절 연휴(2월) 때와 비교하면 9.2포인트 더 떨어졌다.

소상공인들 또한 마찬가지로 동기간 0.4포인트 더 낮아진 49.6을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전국적으로도 엇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공단측은 “조사결과 체감경기가 악화된 이유가 뭔지를 놓고서 전통시장의 경우 경기 악화(65.9%·이하 전국평균), 정치적 요인(25.5%), 계절적 비수기(15.0%) 순으로 지목했고, 소상공인 또한 경기 악화(66.8%), 정치적 요인(22.6%), 계절적 비수기(22.4%)를 꼽았다”고 설명했다.

설 명절 직후에도 경기전망이 어둡다, 즉 지역경기가 계속 살아날 것 같지 않다고 내다보는 상공인들이 많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조사결과 전북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의 2월중 BSI 전망지수는 기준치와 거리가 먼 60.0, 소상공인들 또한 67.2에 그쳤다. 지난해 설 연휴 직후(3월)와 비교하면 전통시장은 동일하고, 소상공인은 3.3포인트 더 떨어진 수준이다.

그만큼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공단측은 “전통시장 상인들의 전망경기가 악화된 사유는 경기 악화(59.1%), 계절적 비수기(32.2%), 정치적 요인(17.8%) 순이었고, 소상공인들 또한 경기 악화(66.9%), 계절적 비수기(25.8%), 정치적 요인(14.5%)을 그 사유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덩달아 경기부양용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북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4일 “지역경제 활성화를 비롯해 민생 안정과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선 추가 재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전북자치도는 신속히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공개 촉구했다.

김성수 위원장은 “정부 추경이 계속 지연될 경우 중앙재정 의존도가 높은 전북은 지역경제 회복이 더 늦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BSI 조사는 전국 전통시장 입점상가 1,300개와 소상공인 2,400개 점포를 대상으로 1월 18일부터 22일까지 닷새간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북지역 조사대상은 각각 123개와 62개 점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각각 ±2.69%포인트와 ±1.85%포인트를 보였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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