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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길목]“어른으로 산다는 것”저자의 울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2월 05일 14시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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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도서관에서 강의를 듣던 중에 “어른으로 산다는 것“ 이란 책을 읽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추천을 해준 어느 젊은 강사의 기억을 되살려 가까운 도서관에 들러 딱 한 권 남은 책을 빌려와서 읽게 되었다. 새해가 되면 언제나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다짐해도 작심삼일의 실패는 계속되는 터라 생각한 즉시 털외투로 무장한 채 눈보라를 헤치고 빌려온 책을 몰입하여 읽어 갔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의 책 저자는 마흔세 살 젊은 나이에 갑자기 몸이 굳어지는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정신분석 전문의로서 갑작스러운 불행을 2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순간 순간의 절망스러운 질병을 소중한 스승처럼 모시며, 내 곁에 있는 병마가 나에게 준 가장 큰 인생의 가르침으로 많은 독자에게 위로와 용기, 치유의 힘을 가득 선물해 주고 있는 ”어른“의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두 아이의 엄마, 시부모님을 모시는 며느리, 한 남자의 아내, 누구든지 부러워할 정신분석 전문의라는 직업에 완벽하리만큼의 성공과 하고자 하는 꿈을 펼치고자 했던 젊은 나이에 고통스러운 병마와 마주하게 되었던 저자의 상실감과 좌절은 평범한 사람이 겪어야 할 고통보다 더 크게 다가왔을 거라 짐작이 간다. 저자가 피력한 글 중에 평소 환자들에게 진료 중에 가장 많이 한 말이 ”걱정한다고 절대 해결 안 되니 그 문제를 놓아버리고, 지금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하세요“ 라고 한 말들이 부끄럽게도 저자는 정작 하지 못하고 절망. 분노, 원망, 포기에 가득 찬 얼굴로 모든 것이 너무 서러워 신음하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나에게 닥친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 이전에 품어왔던 꿈을 체념해 버려야만 하는 것, 점점 눈에 띄는 몸의 변화를 지켜봐야만 하는 것, 나에게 걸었던 기대와 다른 사람들의 기대와 찬사를 포기해야만 하는 것, 나에게 닥친 신체적 기능의 상실은 내 삶의 목표와 방식의 수정을 요구했고, 무엇보다 가장 힘든 것은 이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체념의 미덕을 배우는 것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필자도 한창 일할 나이 40대에 2번이나 죽음의 문턱에서의 대수술로 좌절했던 그 기억들이 드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자신이 파킨슨병으로 온몸이 밧줄로 꽁꽁 묶여있는 그 상황 속에서 포기할까도 생각했던 아주 작은 일에 자신의 발끝만 보고 걸었던 그 순간을 기억하며, 인생에서 가장 힘든 그 순간을, 아니 그 어떠한 순간에도 한 발짝만, 우선 딱 한 발자국 만 내 디뎌보라고..그렇게 한 발짝 딛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내가 하고자 했던 그 위치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고..그래도 첫발을 내딛지 못하는 우리에게 처음은 누구나 서툴 것이라고 토닥여 준다.

저자는 또한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니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또한 삶은 내가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달려 있다고.. 똑같은 22년이라도 그 결과가 확실히 다른 것처럼 말이다. 그것이 마흔세 살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깨달은 삶의 진실이라고 가르쳐 준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은 내가 선택한 것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 정리하면 될까? 오늘 이시간 순간 순간의 삶의 재미를 가슴에 새기며, 감사하는 마음과 연애하는 설래임으로 인생을 즐겁게 그려 나간다면 세상은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새로운 모습과 감탄할 만한 일들로 가득 채워질 것이고, 모든 것들에 보석 같은 의미가 담길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병마와 싸우는 모든 분께 화이팅을 외쳐 본다. 홧팅!

/안승현(지속가능발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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