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정읍사 망부석 두승산 동죽재 부엉바위’ 주장 제기

송화섭 전 중앙대교수, 전북문화살롱 통권 58호에 발표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2월 09일 14시01분

정읍사에 나오는 망부석이 두승산 동죽재 부엉바위라는 주장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송화섭 전 중앙대 교수는 최근들어 발간된 ‘전북문화살롱’ 통권 58호(1, 2월호)에 ‘정읍 망부석이 위치하는 샘실마을’ 주제의 글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송교수는 '고려사' 권 71 악지 삼국속악에 정읍 기록과 '신증동국여지승람' 정읍현 고적조 망부석조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정읍에 등장하는 망부석이 정읍현 북쪽 10리 위치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탐사에 나섰다.

그동안 국문학계에서는 삼국의 속악가운데 백제편에 정읍이 기록된 점과 조선 전기에 발간된 '악학궤범'에 정읍의 노랫말이 실려 있는 사실을 연계시켜 고려시대 속요로 인식해오고 있었다.

국문학계에서 수백 편의 정읍사 논문이 발표되었지만, 정읍 기록에 등장하는 망부석의 실체를 찾아서 현장을 추적하고 고증하기 보다는 문학적인 상상력으로 정읍사를 재해석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송 전 교수는 망부석이 '신증동국여지승람' 정읍현 고적(古蹟)에 편재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고적 망부석은 역사 유적(遺蹟)이란 관점에서 그 실체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정읍의 지명은 통일신라 경덕왕대에 생겨났다는 점과 백제시대 정읍 지역의 치소는 정촌현이었다는 점에 정촌현의 중심마을을 찾아나섰다. 백제의 정촌현이 통일신라에 이르러 정읍현으로 바뀐 것이다.

송 전 교수는 '고려사' 악지 백제 기록가운데 그의 처가 산에 올라 바위에서 바라보았다(其妻登山石以望之)와 세상에 전해오기를 고갯마루에 오르면 망부석이 있다고 전해온다(世傳有登岾望夫石云)는 두 기록의 실상을 추적했다.

'고려사' 악지 정읍의 기록을 보완해주는 '신증동국여지승람' 정읍현 망부석에 세상에 전해오기를 고갯마루에 망부석의 자취가 아직도 남아있다(世傳有登岾望夫石足跡猶在)는 내용에서 망부석의 족적이 지금도 그 자리에 있다(望夫石足跡猶在) 기록에 근거하여 망부석의 족적을 찾아 다녔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망부석이 정읍현(현 정읍시청) 북쪽 10리에 위치한다는 방향 설정에 따라 현장탐사 현장은 좁혀졌다.

송 전 교수는 정읍시청에서 서북쪽 10리 거리에 위치한 샘실마을을 찾았다. 샘실(井村)에 거주하는 송하영씨는 샘실에서 정읍장 10리, 고부장 10리라고 들어왔다고 증언했다. 마을주민들은 옛날부터 동죽재에는 이름난 바위가 있다는 말을 들어왔다고 한다. 그 이름난 바위가 부엉바위였다. 부엉바위를 찾아 송하영씨를 따라 샘실 뒷산인 동죽산을 올랐다. 동죽산의 고갯마루를 동죽재라고 불렀다.

송 전 교수는 동죽재 능선에 위치하는 부엉바위에 올랐다. 부엉바위에서 두승산은 눈 앞으로 다가왔고, 돌아보니 샘실이 훤히 보였다고 했다.

그는 샘실 사람들은 동죽재를 넘어 고부장을 다녔다고 했다. 고부장은 고사부리성의 장시를 말한다. 고사부리성이 백제 5방성가운데 중방성이다. 고사부리성 일대에는 백제 횡혈실 고분과 후백제시대 석탑에 집중 분포하고 있다. 그런데 샘실의 탑골에는 후백제시대 백제계 7층석탑이 위치하고 있는데 석탑 주변에서 백제시대 건물지 유구가 발견됐다고 한다.

송 전 교수는 정촌현 행상인은 백제시대에 고부장으로 행상을 간 것으로 보이며, 밤늦게까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기 위하여 동죽재 바위에 올라 고부장 쪽을 바라보며 행상인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수차례 현장 탐사를 통해 샘실마을의 동죽재 부엉바위가 망부석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데, 2022년에 동여비고(1682)와 동여고실(1623)의 고지도에서 ‘斗升山望夫石’이라는 표기를 발견,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송 전 교수는 지금까지 정읍시에서 정읍사공원, 한국가요촌 달하, 정읍사문화제 등 다양한 정읍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지만, 정작 정읍사 망부석을 찾는 작업은 소홀히 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미 조선전기에 국가에서 펴낸 관찬사서에 정읍현 고적(古蹟)이라고 분명히 기록하고 있는데, 지금은 고적은 커녕 망부석의 안내 표시도 없고, 문화재로 지정하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송 전 교수는 "하루빨리 정읍시에서는 정읍사망부석 학술종합보고서를 발 역사속의 정읍사 망부석을 찾아서 국가기념물로 지정하기 바란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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