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40여 년 문학인생의 또 하나의 결실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2월 13일 17시02분

'현대시와 인지시학(지은이 양병호, 펴낸 곳 인간과문학사)'은 인지시학으로 시를 탐구하고 있다.

‘인지시학’을 검색창에 넣고 검색해 본다. 문학 작품을 읽는 방법론의 하나로 시인의 생각과 정서가 텍스트로 기호화되는 과정, 독자가 텍스트를 인지하는 절차와 과정에 주목하는 시론이라고 설명한다 작가의 정신이나 신체화된 언어를 분석하여 텍스트를 풍요롭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바로 이같은 인지시학을 활용해 대표적인 문학사적 인물의 작품과 현대시를 분석한 비평서가 나와 세간에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이번 책은 그의 40여 년 문학인생의 또 하나의 결실이다.

1부는 한국의 저명한 현대 시인들인 만해, 육사, 영랑, 목원, 이성선의 시세계를 인지시학으로 탐구한 글들이다. 인지시학은 인지주체자의 해석을 강력하게 보장하고 주창하는 방법론이다. 시 텍스트를 인지하는 해석자의 창발적인 의미 부여와 의미 생성을 겨냥하는 시 읽기이다.

시의 은유 분석을 통해 시인의 독자적이고 고유한 인지체계를 석명하는데 유효하다. 창발적인 해석을 위하여 치밀한 언어 탐색과 제반 문화, 역사, 체험에 대한 풍부한 선지식이 필수적이다. 2부는 현대시인들의 시집을 인지시학을 통해 조망하는 글들과 현대시를 대상으로 설정한 주제를 입론하려 했던 글들이 펼쳐진다.

‘기호적 언어’, ‘죽음’, ‘인간 본성’, ‘통찰과 상상력’, ‘꽃과 어머니’라는 굵직한 주제로 풀어낸 해석들을 따라 읽어가다 보면 “시는 우리를 다른 곳으로 옮겨놓는 몽상이다.”라던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의 전언이 떠오른다.

그동안 인지시학에 관심을 가지고 ‘시와 인지’(역서), ‘인지시학의 실제비평’(역서), ‘한국 현대시의 인지시학적 이해’ 등을 펴냈다.

지은이는 "이제 학문이든 시 쓰기든 쉬엄쉬엄 하다말다 제멋에 겨워도 될 자유가 주어질 것이다. 후련하고 홀가분한 기분을 만끽할 차례이다. 바람에 스치우는 별을 하냥 바라보거나, 지상의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애도하거나, 하여튼 외로 된 사업에 골몰하리라. 그리고 주어진 한량의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야겠다. 저물 무렵 서녘하늘을 북새통으로 물들이고 흠칫사위어가는 노을처럼"이라고 했다.

지은이는 순창 출신으로 그동안 시집 ‘구봉서와 배삼룡’, ‘스테파네트 아가씨’ 외 다수와 ‘시여 연애를 하자’, ‘몽상과 유랑의 시학’ 외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다. 고하최승범문학기념사업회 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전북문학 발행인으로 현재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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