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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배냇저고리를 입고 있는 38살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2월 16일 14시06분

통계청 발표 2024년 말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전국 광역시도와 전북 내 시군 ‘지방소멸위험지수’를 좋은정치시민넷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역 소멸위험지수가 악화되고 있다. 전북은 17개 시도 중 14위로 전주시를 제외한 13곳이 ‘소멸위험’ 지역이고, 7개 군은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기초자치단체 225개중 소멸주의가 86개, 소멸위험이 75개, 소멸 고위험이 59개이다. 우리나라는 전체적으로 회복탄력성을 상실하고 인구도 소멸, 지역도 소멸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뤄놓은 외형적 성과지표는 대단한데 소멸지표는 더욱 놀랍다. 세계 최고와 최악의 양극단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반세기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세계에 유례가 없는 성과를 만든 나라다. 1인당 국민총소득 3만 달러 이상이면서 인구 5천만 이상인 국가들의 연합인 30-50클럽에 7번째 가입 국가이고, 세계 10위권 경제력, 군사력 세계 5위, 글로벌 국력순위 세계 6위, 국제특허 세계 5위의 나라로 성장하였다. 최근 한국 대중문화는 음악, 드라마, 영화 등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K한류’라는 용어까지 등장하며 그 인기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그런데 왜, 전 세계인들이 좋아하고 부러워하는 나라, 이렇게 멋지고 잘 사는 나라에서 아이들을 낳지 않으려고 하는 것일까? 왜, 오히려 인구가 소멸하고 지역이 소멸하는 것일까?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권력의 집중 때문이다.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고, 양당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있고, 중앙으로 모든 것을 빨아드리고 있다. 우리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통해 권력의 과도한 집중이 가져오는 결과를 낱낱이 목도하고 있다. 조선 시대에도 사대부들이 양쪽으로 갈라져 권력 싸움에만 혈안이 되어 결국 나라가 망하고 36년 동안 치욕의 식민지배를 받지 않았던가.

2025년 대한민국이 파열 직전에 있다. 빈부갈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소득 상위 1%의 집중도가 멕시코 다음으로 OECD 국가 중에 가장 높은 나라다. 상위 1%와 하위 50% 간의 소득 격차가 무려 48배로 선진국에서 이런 소득 격차를 보이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합계출산율 0.78은 이 통계 도입 이후 전 세계 어디에도 없었던 출산율이라고 한다. 동독이 무너지기 직전인 80년대 말 합계출산율 0.8이 가장 비슷한 사례이다. 희망이 없어 더 이상 재생산 의지가 없는 사회에서 보였던 동독의 출산율보다 더 낮은 수치를 우리나라가 보이고 있다. 2006년부터 국가적인 저출산, 노령화 대책을 매년 수립하고 250조 원 이상을 투입했지만 청년들은 출산이나 세대 연장을 포기하고 있다.

자살률은 20년째 OECD 1위로 심각하다. 2017년만 리투아니아가 우리나라를 앞섰다. 특히 노인자살률은 지난해 기준 평균의 4~5배에 가깝고 젊은 여성의 자살률이 치솟아 세계 평균 2~3배가 넘는 수준이다.

2022년 영국 킹스칼리지와 국제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공동 수행한 ‘문화전쟁’ 조사에서 대한민국은 사회집단 간 갈등이 가장 심각한 ‘갈등공화국’으로 공인되었다. 우리나라의 갈등 수준은 빈부, 이념, 정당, 종교, 성별, 세대, 학력 무려 7개 분야에서 조사 대상 28개국 중 1위였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파국을 막아야 한다. 우리나라 정치가 나락에 빠져 최악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는 이때가 천우일회 기회다. 10·20·30대 응원봉 세대가 차원이 다른 그들만의 특유의 집단지성을 발휘하며 만들어낸 K민주주의로 인해 우리는 구사일생 할 수 있었다.

이제 정치권이 응답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 파국을 막을 방법은 개헌이다. 1948년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하고 1987년 체제가 들어설 때까지 40년 동안 9차례 헌법개정이 있었다. 그런데 1987년부터 2025년까지 단 한 번도 헌법이 바뀌지 않아 대한민국 국가 체제와 정치는 38년 전 과거에 머물러 있다. 어마하게 성장한 38살이 배냇저고리를 입고 있어 국민들이 죽을 지경이다. 다시 6공화국에 살 수는 없다. 대한민국이 더 이상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모두가 헌법개정에 힘을 쏟아야 할 때이다.

/임형택 Like익산포럼 대표, 조국혁신당 전북도당 대변인/사회권선진국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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