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한국판 융프라우' 지리산 산악열차 도입 제동

-환경청, 꼼수 논란 남원시측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결정
-환경단체 일제히 환영, 마지막 카드인 전북도 특례 개발권 주목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2월 17일 15시24분

전북지방환경청이 “2024년 남원시가 제출한 지리산 산악열차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반려한 가운데 17일 전북환경운동연합, 지리산산악열차반대남원대책위원회 등 단체들이 전북도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리산산악열차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이희철 기자

남원시가 10여년간 공들여온 지리산 관광용 산악열차 도입사업이 결국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발목 잡혔다.

환경단체들은 일제히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하고 나섰다. 단, 전북특별자치도와 도의회가 자신들에게 주어진 특례 개발권을 활용해 다시 한 번 더 밀어붙이지 않을까 경계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정현숙 반징수 공동대표,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지리산사람들 윤주옥 대표, 지리산산악열차반대남원대책위원회 박형규 공동대표, 전북자치도의회 농업복지환경위원회 오은미(진보당·순창) 오현숙(정의당·비례) 의원 등은 17일 도의회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전북지방환경청이 남원시가 재신청한 지리산 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놓고 최종 재검토(부동의) 결정을 내린 것은 지리산 개발 광풍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환영했다.

아울러 “환경청의 부동의 결정은 국립공원과 보호지역을 보전하고, 난개발을 방지하며, 국민이 건강과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지구 환경을 지키는 환경청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특히, “환경청은 보호지역과 인접한 지역의 개발은 우수한 자연환경 훼손, 지역생태계 연결성 단절, 야생생물 서식환경 악화 등 부정적인 생태환경 영향이 가중될 것으로 판단돼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는 사업 구간이 국립공원, 또는 보호구역이 아닐지라도 그와 인접한 지역이라면 국립공원과 동일한 수준의 보전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원칙을 세운 것이자, 전체 사업구간(13.2㎞) 중 일부(1㎞)만 쪼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받으려는 남원시의 꼼수를 지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사업안 포기, 즉 전북특별법상 특례 개발권 포기를 강력 촉구했다.

현재 전북자치도와 도의회는 2월 임시회에서 이 같은 특례권을 활용해 산악관광진흥지구를 직접 지정 개발할 수 있는 ‘전북 친환경 산악관광진흥지구 지정 등에 관한 조례안’ 제정 작업이 한창이다.

조례안은 최근 상임위를 원안대로 통과한데 이어 오는 21일 본회의 상정이 예정됐다. 가결시 지리산 산악열차 도입론도 또한차례 거세질 전망이다.

반대대책위 대표자들은 “이제 최종 마무리는 남원시와 전북특별자치도의회측 손에 달려있는 것과 같다”며 “남원시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온 지난날을 철저히 반성하고, 사업 폐기를 선언함으로써 지리산 산악열차와 관련된 모든 논란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앞서 도의회측은 논란의 조례안에 대해 공개 해명하기도 했다.

대표 발의자인 김정기(문화안전소방위·부안) 의원은 “그동안 전북은 동부권을 중심으로 풍부한 산악지형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지 못했지만, 전북특별법에 관련 특례가 반영됨으로써 그 길이 열린데다, 이번 조례안까지 제정된다면 친환경 산악관광 진흥에 필요한 법적 기반이 완성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원안 통과를 바랐다.

또한 “친환경 산악관광을 진흥한다고 해서 도내 산지와 산림을 난개발하겠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며 “보전과 이용이 조화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고 이번 조례안의 입법취지 또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남원시는 스위스 융프라우 등과 같은 산악관광 중심도시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아래 지리산 산악열차 도입을 추진해왔다.

당초 도입 구간은 육모정~고기삼거리~고기댐~정령치에 이르는 총연장 13.2㎞ 가량이 제시됐지만, 반대론과 인허가 어려움 등에 밀려 1㎞에 한해 시범사업을 먼저 추진하는 쪽으로 급선회 했다.

여기에 지리산권은 남원시의 산악열차 외에도 산청군과 구례군의 케이블카 도입, 구례군의 골프장 조성, 함양군과 하동군의 벽소령 도로 개설 등 다양한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찬반논란에 시끌시끌한 상태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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