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온누리]올림픽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3월 03일 13시58분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지구촌 최고의 축제이다. 세계 200여 개 국가대표들을 한 자리에 불러들일 수 있는 이벤트는 없다. 오로지 올림픽만이 유일하다. 그 힘은 올림픽의 권위에 있을 것이다. 따라서 대회를 치른 도시는 경제, 문화 선진지로 세계인에 각인된다. 대회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도시 역시 발전한다.

선수들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무대이다. 국가를 대표해 나가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더구나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세계 최고라는 것을 만천하가 인정하는 것이니, 진정한 승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다. 얼마나 어려우면 신이 허락해야 금메달을 목에 수 있다고 할까?

올림픽은 고대 그리스의 올림피아 제전을 계승한다. 그래서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처음 열렸다. 개막식 첫 입장 국가 역시 그리스이다. 이후는 알파벳 순서이고, 개최국이 제일 마지막으로 입장한다.

근대 올림픽은 쿠베르탱 남작이 창시했다. 처음 구상은 세계 체육인 축제는 아니었다. 당시 프랑스는 침체기였다. 유럽을 호령하다 전쟁에서 프로이센(독일)에 패하고,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투에서 무너지면서 종이호랑이가 됐다. 육군사관학교를 다니던 그는 군인의 자질이 없다 여겨 중퇴 후 교육자로 방향을 바꿨다.

청년들이 허약해 프랑스가 힘이 없다고 생각한 그는 신체를 단련하고, 국민의 사기를 올릴 대규모 체육대회를 구상했다. 그러다 국제주의에 영향을 받아 세계 청년들의 우정과 화합을 다지는 올림픽으로 확대된 것이다. 애국주의자였던 쿠베르탱은 독일에 대한 반감으로 1회 대회에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

세계인의 관심만큼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의 영향력이 막강해졌다. 사실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하나의 예로 ‘올림픽’이라는 단어 상표권이 IOC에만 있다. 그 단어를 쓰려면 돈을 내야 한다. 그래서 TV에서 ‘올○픽’ 혹은 ‘○림픽’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올림픽 유치 경쟁은 치열하다. 개최지 결정을 IOC 위원들의 투표로 하니, 그들의 몸값은 천정부지이다. 세계 어디를 가든 국빈대우를 받는다. 결정투표 3일 전부터는 접촉 불가다. 만일 그 기간에 IOC위원을 만나면 그 도시는 즉시 탈락이다. 선정되더라도 밝혀지면 취소가 된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전북이 올림픽 후보지로 선정됐다. 다윗와 골리앗의 싸움에서 압도적 표 차이로 서울을 이긴 것이다. IOC가 지향하는 지역 균형 발전 전략이 적중했다. 광주, 대구, 충남과 분산 개최는 신의 한수였다. 그러나 이제 막 한고비를 넘었을 뿐, 앞으로 세계 10여 개국과 더 치열한 싸움을 해야 한다.

말도 안 되는 도전이라 여겼지만, 그러나 해냈다. 냉담했던 태도를 바꿔 모두가 한마음이 돼야 한다. 수도권 쏠림에서 벗어나 전라, 경상, 충청 삼남이 똘똘 뭉쳐 지방도 해낼 수 있다는 의지와 능력을 보여야 한다. 그게 우리 전북만이 아닌 지방이 사는 길이자, 국가 발전의 방향이기 때문이다.

/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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