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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길목]월급이 없는 사회, 대안이 필요하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4월 16일 17시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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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가 없는 삶은 어떨까? 물론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은 급여가 없는 삶에 익숙하겠지만 누군가에게 고용되어서 살아 온 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매우 불안한 삶일 것이다. 급여란 어떻게 생겨난 것이며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

자본주의 사회가 형성되면서 자본과 노동이 분리되었고 일부 자본가를 제외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노동을 제공한 대가로 받는 임금으로 생활하게 되었다. 자본주의 경제가 성숙되면서 체계화된 회사나 기업이 등장하였고, 회사와 기업은 노동력을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하여 노동자를 일정 기간 지속 고용하면서 일한 만큼 시시때때로 지급하던 임금을 고정된 급여로 지급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주급으로 시작하여 월급으로 고정되었다.

월급이 탄생하면서 사람들은 수입을 예측할 수 있게 되어 보다 안정적으로 재화를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신용카드가 등장한 것도 앞으로 발생할 수입을 안정적으로 예측할 수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월급은 시장경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개인은 가족의 삶을 계획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여 사회적으로는 사회의 질을 높여가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만약 자본주의 사회에서 월급이 불안정해진다면 개인의 삶과 시장경제, 우리 사회는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될까? 먼저 월급이 사라진 사회는 도래할 것인가 생각해보자. 우선 대표적으로 월급이 사라진 사람들이 있다. 퇴직자들이다. 연금을 받기는 하지만 아마도 연금은 월급의 50% 수준에 미치지 못할 터이니 50% 이상의 월급이 사라진 상황이다. 두 번째로는 취업하지 못하거나 실직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아예 월급 자체가 없다. 많은 미래학자들은 현재의 직업군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대다수가 인공지능(AI)나 로봇으로 대체되고, 새로운 직업은 과거 직업군처럼 많은 노동자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 예측이 현실이 된다면 많은 사람들은 아주 오랫동안 월급을 지급하는 일자리를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지금 우리 주변에서 사람의 노동력으로 이루어지던 많은 일들이 빠르게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음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화, 특히 돈은 공기나 물과 같이 생존을 위한 필수 자원이니 수입의 원천인 월급을 대체할 다른 수입원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게 된다. 무엇으로 월급을 대체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은 ‘누구나 생존에 필요한 일정한 수입을 국가에게서 제공받는 사회’를 만드는 방법 밖에 없어 보인다.

문제는 이것이 가능하려면 국가가 필요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가장 주된 수입원은 국세이다. 국세는 소득세, 부가세, 법인세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우리나라는 소득세의 비중이 35~40%로 가장 크다(그중 월급을 받는 근로소득자가 납부하는 세금은 전체 국세의 약 15~20% 정도 된다). 월급이 사라지면 국가의 재정도 동시에 축소되니 재원 확보는 더 어려워진다. 새로운 재원을 마련할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새로운 재원을 기존의 재원들에서 찾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국세의 20~25% 수준을 차지하는 부가세는 시장에서 상품을 사고 파는 일이 활발해야 늘어나는 데 월급이 사라지는 사회에서는 늘어날 리가 없다. 국세 비중의 25% 수준인 법인세는 월급이 사라지는 사회에서는 상대적으로 창업이 활성화되어 조금 늘어날 수는 있으나 기업 성장 측면에서는 양날의 칼이다. 그렇다면 재원을 확보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현재 방만하게 확대되어 운영되고 있는 사회보장, 복지제도 전반을 국민 기본소득의 차원에서 전반적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사회보장 및 복지예산은 국가 재정은 물론 지방재정의 50%를 넘나들 정도이니 재원의 크기가 만만치 않다. 또 기업이 고용할 로봇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월급의 원천인 일자리를 로봇이 대체하는 만큼 이를 어떻게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확보할 것인지 연구가 필요하다. 기본소득제도는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불안정한 미래의 삶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아가야 하는 일이다.

/문윤걸(예원예술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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