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사설] 전북의 마을숲을 살려라

'고창 하고리 삼태마을숲' 천연기념물 됐다
200여 년 이상 마을 보호한 전통 마을숲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9월 26일 11시30분

국가유산청은 오랫동안 마을을 보호해 온 전통 마을 숲 ‘고창 하고리 삼태마을숲’을 국가지정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고창군과 국가유산청이 25일 '고창 하고리 삼태마을숲'의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 지정기념 행사를 열었다.

군은 고창의 풍부한 자연유산 가치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쾌거로 지역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평가했다.

‘고창 하고리 삼태마을숲’은 고창 성송면 하고리 삼태마을 앞 삼태천을 따라 형성된 800여 미터 길이의 마을 숲이다. 마을 주민이 각종 자연재해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조성했다. 바람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는 방풍림이자 하천 주변 농경지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방에 조성된 호안림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왕버들 군락지이기도 하다. 나무 높이 10미터, 줄기 둘레 3미터가 훌쩍 넘는 왕버들 노거수 95주를 비롯해 버드나무, 팽나무, 곰솔, 상수리나무, 벽오동 등 다양한 수종의 큰 나무 224주가 안정적으로 숲을 이루고 있다.

삼태마을 앞에는 삼태천이 흐르고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배 모양인 마을이 떠내려가지 않게 보호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삼태천 양 둑에 숲을 조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민들은 이 숲이 훼손되면 마을에 큰 재앙이 온다고 믿어 신성시하며 보호해 왔다.

19세기 전라도 무장현을 정교하게 그린 지도 ‘전라도무장현도’에서도 삼태마을숲을 찾아볼 수 있다. 이를 통해 1830년대 훨씬 이전부터 이 숲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으며, 당시에도 이 숲이 무장현에서 유명하고 상징적인 숲이었음을 알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25일 오후 2시 삼태마을 회관 앞에서 숲을 보호해온 지역민들과 함께 천연기념물 지정을 축하하고 숲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고창 하고리 삼태마을숲’은 마을 공동체의 신앙과 정체성이 결합한 상징적 가치가 높은 자연유산이다. 주변 농경지 등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경관, 다양한 수종의 노거수들이 안정적으로 숲을 이루는 점 등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지녔다.

마을숲은 전통 생활공간으로서 대표적인 마을 경관의 하나로 인식되어 왔으며, 공간의 활용과 형태적 측면에서는 오늘날 핵심적인 조경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도시공원 그리고 복지공간과 비교해 불 때 근원적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오늘날 도시공원녹지가 지니고 있는 공공의 공원 개념에 비추어 볼 때, 마을숲은 공원의 한국적 원형이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공원의 전통시설 및 유형의 범주로 구분될 수 있다.

이러한 마을숲은 현재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환경문제에 과다하게 노출되어 있어서 질적, 양적으로 당면한 문제를 안고 있다. 결국 미래지향적인 지속가능한 개발 개념 속에서 이를 어떻게 해결하여야 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이며, 이와 더불어 사회적인 이용성과 공공적 활용을 만족시키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마을숲 개선 방향이 필요해보인다.

마을숲은 마을과 가까운 곳에 조성된 숲이다. 도시 전체의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고 주민들에게 휴식처와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여 '도시의 허파'에 비유된다. 마을숲은 맑은 공기를 제공하고, 다양한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며, 주민들의 정서적 안정과 건강 증진에도 기여하는 것 인만큼 잘 보존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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