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초기 판단착오로 사측 총알받이 전락"

전주시 버스파업 구태의연한 대응방식 비판 목소리

기사 작성: 이용규 기자 - 2011년 02월 20일 21시16분

시내버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전주시 내부에서 관련부서의 초기 판단착오와 구태의연한 대응 방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 16일 저녁 2월중 반상회를 개최했다. 이날 전주시가 ‘시내버스 파업 슬기롭게 극복합시다’라는 내용으로 시민들에게 배포한 반회보에는 ‘시내버스 파업의 쟁점은 노조 단체교섭권의 인정문제로 올해 7월1일부터는 복수노조가 인정돼 다수 노조가 합법적으로 설립이 가능하게 된다’는 내용이 삽입돼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버스노조의 파업을 은연중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꼴”이라며 “행정기관이 가져야할 중립적 사고에서 벗어나 파업의 모든 책임을 노동조합에 떠 넘기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의 이같은 편향적 사고는 파업초기 지방노동위원회의 판단만 믿고 서둘러 ‘불법파업’으로 규정한 뒤 3개월째 수정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또다른 판단착오라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구태의연한 대응 방식에도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전주시는 최근 완산·덕진 구청에 저녁 7시~10시 전 직원이 카풀을 통해 시민수송에 나설 것과 2인 1조로 운전사들의 신변보호에 나서도록 지시했다.

공무원들은 이에 대해 현실과 괴리된 보여주기식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직원은 “지금껏 시민이 불편해서는 안된다는 차원에서 힘들어도 나서고 있지만 해도 너무한다”며 “요즘 세상에 여성 공무원이 밤중에 카풀을 해서 시민을 수송한다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 공무원이 ‘총알받이’도 아닌데 운전사들의 신변보호에까지 나서야 하냐”고 따졌다.

일부 직원들은 파업의 모든 책임을 버스기사들에게 돌리고 사용자측에는 이렇다할 압박도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했다. 특히 이같은 정책을 입안하고 있는 참모진에게 큰 문제가 있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한 직원은 “파업 3개월째 적극 대응에 나섰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없고 되레 꼬였다. 지금껏 버스기사들의 불법행위는 사소한 것까지 부각시켰지만 사측을 압박하는 행정조처는 시늉도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국 파업 당사자인 사용자측은 보이질 않고 전주시장이 파업과 관련한 모든 ‘총알’을 맞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시장을 보좌하고 있는 참모진의 책임이 크다”며 이들의 쇄신을 촉구했다.

한편 민주노총전북본부는 지난 17일 ‘무능력과 시민들의 교통불편에 대한 책임을 정당한 파업을 전개하는 노동자들에게 화풀이하는 전주시장은 사퇴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용규 기자 lyg@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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