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1년01월24일 18:37 Sing up Log in
IMG-LOGO

[온누리] 마음의 월동 준비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11월 25일 13시39분
/박정혜(심상 시치료 센터장·전주대 겸임교수)







나라 안팎이 흉흉하다. 코로나19는 고속 행진 중이다. 거리 두기 단계가 상향되고 곳곳에 울상을 짓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장사도 안되는 데다가 취업도 막혔다. 최근 3개월간 가계 빚은 최고를 갱신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보험사들은 높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온라인 상담이나 전화상담을 해주는 점집, 유튜브를 통해 사주를 봐주는 무료 콘텐츠들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갑갑한 현실에 대한 불안한 심리가 그대로 드러나는 현상이다.



24일, 대구의 한 새마을 금고에는 전 임원이었던 60대 남자가 흉기를 들고 들어와 직원 세 명을 찔러 2명이 사망했다. 남자는 범행 직후 농약을 마셨다. 원한에 의한 범행으로 추정하며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너 죽고 나 죽자는 억하심정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긴 셈이다. 인간이 가진 자아(ego)는 대단히 강력하다. 한 치의 양보가 없다. 단호하게 선을 긋고 현실원칙에 따라 뚜렷하게 분별하며 살아간다. 좋은 건 좋고 싫은 것은 두말할 것 없이 내팽개친다. 관대나 아량은 허울 좋은 소리다. 그동안 살아왔던 가치관에 의해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댄다. 이런 말을 자주 한다. “내가 맞는다면 맞는 거야!”, “내 말대로만 해!”, “아니라면 절대 아닌 거야!” 세상과 주변인이 그렇게 잘 따라올 리 만무하다. 그러니 늘 화가 나 있다. 자신한테까지 울화가 치민다. 그게 곧 우울로 이어진다.

누구나 자신만의 관점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간다. 문제는 지나친 자아 때문에 완고한 아집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보라. 코로나19의 사태가 그렇게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현재 지구촌에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은 이 세상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다는 것을 철저하게 깨닫는 중이다. 견고한 자아를 허물어뜨리라는 말이 아니다. 그럴 수도 없지만, 그렇다면 더 큰 문제다. 흔들리는 자아는 정신이상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자아야말로 ‘중용’을 지켜야 한다.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도리에 맞는 것이 ‘중(中)’이며, 평상적이고 불변적인 것이 ‘용(庸)’이다. 남송 시대 철학자 주희는 인성 본연을 나타내는 말이 중이며, 일상의 평정을 나타내는 뜻이 용이라고 하였다. 인성은 하늘의 뜻을 알 때 비로소 이뤄진다. 인간이 자만과 오만을 내려놓으면 하늘의 기운과 합해지고, 진정한 인성이 형성된다. 그때, 자아를 발판 삼아서 내 안의 우주인 ‘자기’한테 뛰어들 용기를 낼 수 있다. 이 용기를 꾸준히 내면 자기 안에서 엄청나게 쏟아지는 은하수의 별빛을 간직하게 된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추울 거라는 소식이 있다. 이제 단단히 마음의 월동 준비를 할 때가 되었다. 세상은 자아의 발버둥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다반사다. 대신, 자기(Self)라면 얘기가 다르다. 그곳에 우주의 에너지, 신이 함께 하고 있다. 이 사실만 뿌리 깊게 잡고 나가면 점집을 찾아가지 않아도 ‘희망’이 보인다.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새전북신문 기자의 최근기사

Leav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CAPTCHA Image [ 다른 문자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