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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두 눈의 하모니, 입체시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6월 04일 14시59분

인간은 두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두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한 눈으로 볼 때보다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예기치 사고로 한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실명되더라도, 다른 눈으로 볼 수 있어 단안 실명에 대비할 수 있다. 그리고 한 눈으로 볼 때보다 양안으로 볼 때 시야 범위가 넓어진다. 오른눈과 왼눈의 시력이 각각 1.0이더라도 양안으로 볼 때의 시력은 1.0보다 높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양안으로 볼 때 한 눈으로 볼 때보다 대비감도가 향상되어 대비 차이가 적은 물체도 구별을 잘 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두 눈으로 보는 것은 시야, 시력, 대비감도 등 눈의 다양한 기능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기 때문에 많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두 눈으로 보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입체시’,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입체시는 물체의 거리와 깊이, 원근감을 인식할 수 있는 기능으로, 두 눈을 동시에 사용할 때만 입체감을 인식할 수 있다. 이는 양쪽 눈의 위치가 달라서 생기는 미세한 차이, 즉 양안시차 덕분에 가능하다. 두 눈의 시야는 완벽하게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이 차이를 바탕으로 뇌가 두 눈이 보는 물체를 통합하면서 물체의 입체적 위치를 인식하게 된다. 주시하는 물체를 기준으로 시차가 큰 물체일수록 입체감이 크게 느껴진다.

이러한 원리는 3D 영상 제작에도 활용된다. 렌즈를 이용해 양안이 다른 물체를 보도록 하거나 인위적으로 시차를 유발하여 입체감을 인식하게 하는 방식이다. 양안의 시차가 클수록 물체가 더욱 가까워 보이거나 멀어 보이게 되어 입체감이 크게 느껴지고, 시차가 작을수록 입체감이 약하게 느껴진다. 이와 같이 입체감은 양안시차를 기반으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두 눈으로 볼 때만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입체감이 있는 3D 영상을 볼 때 한쪽 눈을 감거나 가리게 되면 입체감을 느낄 수 없고 일반적인 평면영상처럼 보이게 된다.

입체시는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사람의 눈이 가진 가장 고도의 정교한 기능 중 하나이다. 두 눈이 모두 정상적으로 기능을 할 때만 입체감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입체시가 저하되었다면, 시기능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대표적인 시기능에 문제가 있는 눈인 사시의 경우 정상적으로 입체시를 느끼지 못한다). 이러한 이유로 입체시 검사를 실시하여 시기능 이상자를 효과적으로 선별할 수 있다.

입체감은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입체시는 물체의 거리와 위치, 깊이를 파악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입체시가 저하되면 스포츠 활동이나 운전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해외 일부 국가의 경우 운전면허 취득에 일정수준 이상의 입체시 능력을 요구한다). 입체시 저하는 일상생활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시기능 검사를 실시하고, 입체시 저하가 확인된다면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수아(원광보건대 안경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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