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직선제 유명무실, 지방의원 26% '무투표 당선'

-민주당 독주 구도에 전북선거구 37% 직접투표 실종
-주민보다 당에 더 충성할 수밖에 없는 지방자치 민낯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7월 13일 15시39분

■ 지방자치 부활 30년

①싹틔운 풀뿌리 민주주의

②미완의 과제 지방분권

③지방소멸 위기 그림자

☞④선출되지 않은 권력들

“대한민국은 국민주권 국가죠. 이 나라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그 국민주권은 첫째로 직접 선출된 권력에 의해서 국민주권이 발현되죠. 그리고 그 선출 권력으로부터 다시 임명 권력이 주어집니다. 임명 권력의 정당성이 부여되죠. 대한민국의 선출 권력은 대통령, 국회의원, 또는 자치단체장, 기초 광역의원 이렇게 구성이 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일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이 같이 지적해 주목받았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전 정부의 임명직 국무위원들 중 누군가를 겨냥해 선출직에 대한 존중감을 가져란 쓴소리이자, 투표로 뽑은 선출직들이 국민을 대의해 권력을 행사하도록 한 민주주의 작동 원리를 교과서적으로 설명한 것이기도 했다.

그만큼 선출직의 대의정치는 민주사회에서 중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선 지자체에선 이 같은 대의정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스럽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방자치 부활, 즉 직선제가 다시 시작된지 3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특정 정당의 공천만으로도 투표없이 금배지를 다는 이른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쏟아질 지경이다.

이런 실태는 3년 전 이맘때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이 가운데 전북지역 선거결과를 살펴보면 한층 더 확연해진다.

실제로 당시 금배지를 단 도내 지방의원 238명 중 무려 62명(26%)이 무투표 당선 처리됐다. 선거없이 금배지를 단 지방의원이 4명 중 1명 꼴이란 얘기다.

이 가운데 기초 시·군의원은 전체 20%, 광역 도의원은 무려 55%가 무혈입성의 행운을 잡았다. 덩달아 도민들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선거구도 전체 121곳 중 45곳(37%)에 달했다.

행운의 주역은 하나같이 더불어민주당 공천자란 공통점을 지녔다. 민주당 후보자 외에는 출마자가 없다보니, 또는 민주당과 경쟁할 수 있는 대안정당이 성장하지 못해 빚어진 문제였다.

이렇다보니 지역사회는 민주당 공천증을 당선증처럼 여기는 정치풍토가 형성되고 부실공천 논란 또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최근 2년여간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윤리특위에 회부된 민주당 소속 도의원만도 모두 4명에 이른다. 그 혐의 또한 음주운전, 갑질행위, 부정청탁 등 갖가지다.

더욱이 사고를 치고 중도 낙마해도 또다시 민주당 공천자가 지선이나 재보선에서 무투표 당선 처리돼 지방의회에 무혈입성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다시피 하는 실정이다.

국민적 민주화 열망 속에 직선제가 부활한게 맞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경쟁자 없는 일당독주는 지역정치의 퇴행이자 불행입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는 도민들의 선거권을 되찾아 주겠습니다.”

조국혁신당 전북자치도당은 지난 3월 창당 첫돌을 맞아 이 같은 비전을 제시해 눈길 끌었다.

도내 모든 선거구에 후보자를 배출해 민주당 공천자가 자동으로 무투표 당선되는 일이 없도록 경쟁체제를 만들겠다는 얘기다. 전 선거구 공천은 국민의힘, 진보당, 민주노동당 등 그 누구도 못해본 큰 도전이다.

정도상 도당위원장은 “지난 30년간 전북 정치는 퇴행을 거듭해왔다.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모두 민주당의 온실 속에서 안주하고, 도민들은 마땅한 대안정당이 없다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민주당을 찍어온 것”이라며 “혁신당이 그 대안정당으로서 민주당 일당독주 체제에 균열을 내고 전북정치를 혁신하는데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지방자치 부활 30년, 지역사회 주민들도 투표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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