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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끝까지 지켜야 할 동행, 치매노인 실종의 현장에서...

기사 작성: 안병철 - 2025년 08월 06일 12시54분

며칠 전, 평온하던 파출소에 긴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치매를 앓는 어르신이 가족과 함께 여행 중 머물던 펜션에서 자취를 감췄다는 내용이었다. 한낮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오후였고, 해가 서서히 지고 있던 시각. 주저할 틈이 없었다.

112상황실도 바빴다. 곧바로 인근 파출소와 형사, 여청, 사고조사팀, 교통경찰, 소방, 마을주민까지 총동원됐다. 마을의 CCTV를 확인하고 지형과 동선을 분석한 뒤, 수풀과 도로변, 인근 마을까지 2시간에 걸친 수색을 벌였다. 어둠이 내리기 직전, 마침내 펜션에서 상당히 떨어진 산 아래 숙박업소에서 무사히 어르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지 지리에 밝은 마을 이장님을 비롯한 주민의 발 빠른 대응과 헌신적인 협력이 결정적이었다. 지역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적극적 협력이 치매 노인 실종 문제 해결의 열쇠임을 다시금 실감한 순간이었다.

당시 가슴에 가장 깊게 남았던 감정은 다름 아닌 “조금만 늦었더라면…” 하는 아찔함이었다. 실종 당시 기온은 섭씨 30도를 넘었고, 주변은 논과 들이 이어진 농촌 지역이었다. 체온 조절이 어려운 고령자에게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경찰청과 국회 최보윤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치매노인 실종 신고는 연평균 약 1만 3천 건, 이 중 90명 이상이 매년 안타깝게도 사망한 채 발견되고 있다. 2023년 한 해만 해도 실종 신고는 14,677건, 그 중 8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하루 평균 40건으로 우리가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치매노인의 실종은 단지 가족의 부주의로 돌릴 수 없는 문제다. 이는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고 대비해야 할 공공의 과제다. 특히 외출 시에는 GPS 배회감지기 착용, 인식표 부착, 경찰 지문 등록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경찰은 끝까지 찾는다. 그러나 그 시작은 가족과 이웃의 따뜻한 관심에서 비롯된다. 돌봄은 함께 걷는 여정이다.

그리고 그 여정의 끝엔, 반드시 지켜야 할 생명이 있다./이주연 경사(고창서 해리파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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