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오늘과 내일]참된 인성

인간성을 바로 세우는 숭고한 교육의 정신이 있어야

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09월 30일 14시18분

1953년 7월 미국 마이애미 롱비치 법정에서 있었던 실화 한 토막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일찍 남편을 여의고 홀로 두 아들을 키워가면서 정성을 다해 교회를 섬기며 살아가는 50대의 미국 여성분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들 형제가 절벽이 있는 산속에서 죽창을 던지며 전쟁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지역의 유명 인사가 말을 타고 그곳을 산책하다가 하필 아들 형제가 던진 죽창이 말의 눈에 명중하였고, 놀란 말이 펄쩍 뛰는 바람에 저명 인사의 말이 그만 절벽으로 떨어져 죽는 사고가 발생되었습니다.

말에서 떨어져 죽은 저명 인사도 문제인데, 그 말의 가격도 자그마치 천만 불이나 되는 세계에서 몇 마리밖에 없는 비싼 명마였던 것입니다.

이 죽음으로 인해 두 아들은 재판을 받게 되었고, 판사가 형제들에게 누구의 죽창이 말의 눈을 찔렀느냐고 묻자 두 형제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기가 쏜 죽창이 말의 눈을 찔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서로 자기가 범인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에 판사는 마음씨가 아름답고 형제의 우애가 남다르기에 형제의 어머니를 재판장에 불러 세우고

"부인, 한 사람만 사형에 처하면 되는데 형제가 서로 자기의 죽창이 말의 눈을 찔렀다고 주장하니 부인이 한 아들을 정하도록 하십시오." 하고 말하자, 어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기도를 마친 후

"작은아들을 사형에 처해 주십시오." 하고 말을 하였고, 판사가 "왜 작은아들입니까?" 하고 묻자 어머니는

"판사님, 큰아들은 전처의 소생이고 작은아들은 제가 낳은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놀란 판사가 "아니 부인, 자기 몸으로 낳은 아들이 더 귀하니 작은아들을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고 묻자, 어머니는

"판사님, 옳은 말씀입니다. 제 몸으로 낳은 아들이 더 귀하지요. 그러나 저는 종교인이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익힌 나의 삶은 희생과 봉사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큰아들을 죽게 한다면 나의 삶은 더 비참해지기 때문입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에 장내가 숙연해지고 재판장이 쥐죽은 듯 고요 속에 묻혀 있을 때, 방청객들은 물론 부인의 말에 감동받은 판사가 울먹이는 음성으로 말했습니다.

"부인, 지금까지 30년 넘게 재판해 오면서 오늘과 같이 인간애로 감동받기는 처음입니다."

두 아들도, 어머니도 미국 사회를 아름답게 선도할 모범적 가족이라고 판단한 판사는 힘주어 판결문을 낭독했습니다.

"내가 판사의 권한으로 두 아들을 무죄로 석방한다."

그러기에 오늘날 미국이라는 나라가 발전할 수 있었고, 세계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두 아들의 아름답고 기특한 정신, 또 숭고한 신앙생활을 바탕으로 전처의 아들과 친자식을 함께 키우며 두 아들이 서로가 자기가 범인이라고 주장하게끔 한 엄마의 올바른 인성교육.

인간성을 바로 세우도록 가정에서 교육한 어머니의 참된 교육의 모습이 오늘의 거대한 미국이라는 나라를 대변하고 있는 듯합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모범이 되어야 할 유명 인사라고 할 수 있는 정치가, 종교인, 사회 저명 인사들이 자식들의 출세를 위해 무리수를 두고 법을 어기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고 씁쓸해하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부모로서 져야 할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며 자기의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사례들이 만연한 세상에서 두 형제의 인성은 큰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며칠 전 국회에서는 모 국회의원이 "호남에서는 불이 안 나나?" 하며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을 하고 망언을 쏟아내는 것을 보면서 전 국민이 분노와 실망을 했고, 그 소리를 들은 이 땅의 젊은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참 답답한 마음입니다.

역사는 깨어 있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듯이 우리 모두 깨어 있는 정신으로 참된 인성을 실천할 때 밝은 이 나라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최홍(스피치라이터·동양웅변스피치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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