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한국어 학습능력 떨어져 부작용

■중국유학생어떻게할것인가 <중>갈수록심화되는유치전쟁

기사 작성: 임병식 기자 - 2011.11.28 18:39

내년 3월부터 중국 유학생은 한국 대학에 오려면 한국어능력시험 3급 이상을 인정받아야 한다. 한국어능력시험은 가장 낮은 1급부터 가장 높은 수준의 6급까지 6단계다. 지금까지 대학마다 요구하는 한국어능력시험 수준은 달랐다. 대부분 도내 대학은 2급 수준이면 입학을 허용, 원활한 수업 진행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우선 학생을 유치하고 보자는 경쟁적인 구도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이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강의를 따라가지 못해 뒤쳐지기 일쑤이며, 특히 중국내 인력송출회사를 통해 온 학생들은 학습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교육과학부는 부실한 외국 유학생을 걸러낸다는 의도에서 내년 3월 학기부터는 한국어능력시험 3급 이상으로 강화했다. 이와 관련 지방대학은 강하게 반발했다. 3급 이상자라면 굳이 지방대학까지 내려오지 않고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한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중국 유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마당에, 한국어능력시험 강화는 이같은 어려움을 부채질한다는 이유다. 우석대 유통학부 유대근 교수는 “내년 3월 학기부터는 중국 유학생 유치는 한층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소재 대학 편중은 불가피하다”면서 “중국 현지에서 한국어 강사에 대한 지원을 통해 중국 유학생들의 한국어 능력 수준을 향상시키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 유학생의 일부는 불법 취업 또는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다. 조선족 출신 중국 유학생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도드라진다. 우선 유치하고보자는 섣부른 욕심과 느슨한 학사관리가 원인이다. 여기에 일부 교수들은 한국어능력 부족으로 강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중국 유학생을 무시함으로써 오히려 혐한파를 양산하는 부적정 결과를 낳고 있다. 이같은 중국에 대한 몰이해와 무시 사례는 학교마다 구성된 중국 유학생회를 통해 전파되면서 한국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역작용을 부른다.

반면 중국 유학생들은 보다 현실적인 문제점을 꼽고 있다. 숙소 부족과 한국학생들과 정기적인 교류 기회 부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들고 있다. 한국 학생에 비해 기숙사 입학 기준이 까다로운데다 기숙사 입소 여력이 부족하고, 하숙과 자취 또한 문화적 차이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 전북대학에서 학사 과정을 밟는 A씨는 학교 부근에서 하숙집을 구하기도 어려웠지만 옮기는 과정에서 보증금을 돌려받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집주인이 사소한 이유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자 학과 교수 도움을 받아 해결했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다.

또 언어 못지 않은 문화 격차도 높은 산이다. 한국과 중국은 유교문화권에 속해있지만 중국 학생에게 한국 문화는 낯설다. 그러나 어학 훈련 과정은 있지만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학교는 드물다. 전주에서 생활한지 5년째인 이안남씨(28·전북대 대학원 석사과정)는 “한국문화를 익히는 게 적응하는 지름길이다. 체류 기간동안 의사 소통에는 문제가 없지만 문화적 차이를 좁히지 못해 지금도 전주 생활에 애로를 겪고 있다”면서 한국과 전북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 부족을 아쉬워했다.

전북발전연구원 김미희 박사는 “최근 대학마다 중국 유학생 유치 경쟁이 심화되고, 한국어능력시험 3급 이상 제한, 정부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역량 인증제 등으로 지방대학의 중국 유학생 유치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면서 “대학과 함께 지역사회, 기업, 행정기관 간 협조를 통해 효과적인 유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병식 기자 montlin@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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