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바다를 경험하다
살아있는 바다를 경험하다
  • 김병진 기자
  • 승인 2012.05.2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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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 기자의 여행이야기]여수엑스포
▲ 여수엑스포 주제관에서 바라다보이는 환상적인 조명의 여수밤바다.
▲ 여수엑스포 해양문명도시관에 전시된 천문관측 기구인 아스트톨라베
잔치가 시작됐다. 먼저 가 본 이들은 넘쳐나는 볼거리에 환호성을 외쳐대고, 일부에서는 지리적 위치 및 비용 부담 등을 들어 가보길 머뭇거린다. 전 세계 100여개국과 함께하는 신나는 바다 축제, 지난 19일 여수 엑스포 현장을 찾았다. 행사장까지는 전주에서 차로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이날 주말을 맞아 엑스포를 찾은 6만명의 관람객들은 80개 전시관 사이를 강물처럼 흘러 다녔다. 디지털 갤러리 높이 27m 천장의 ‘살아 있는 바다’가 관객에게 현실처럼 밀어닥쳤다. 300종 3만마리를 갖춘 우리나라 최대 수족관 아쿠아리움부터, 55m 시멘트 저장고를 고쳐 만들어 사방 6㎞까지 연주가 들리는 파이프오르간까지 볼거리와 들을 거리가 줄서는 지루함을 잊게 했다.

여수엑스포는 1993년 대전 이후 처음 열린 국제 공인 박람회다. 여수엑스포의 주제는 바다다. 인류가 살아갈 터전이자 생명줄, 바다의 오늘과 내일을 우리 곁 관심사로 끌어왔다. 보는 재미, 듣는 재미를 넘어 아는 재미를 더했다. 온 가족,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바다의 의미를 일깨우는 자리로 이만한 곳이 없을 것 같다.

▲ 기후환경관의 북극곰.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눈빛이 애처롭다.
△지상에서 떠나는 바닷속 여행

여수엑스포는 8개관을 예약으로 운영한다. 1인당 예약은 2곳을 할 수 있다. 예약을 해도 줄은 서야한다. 예약으로 운영되는 곳은 주제관, 한국관, 아쿠아리움, 대우조선해양로봇관, 기후환경관, 해양산업기술관, 해양문명도시관, 해양생물관이다. 우선 아쿠아리움 예약을 서둘러야한다. 이날 오전 11시 장내 방송에서 아쿠아리움 예약 마감 방송을 들을 수 있었다. 다른 예약관은 오후 6시부터 8시반까지 선착순 자유 관람이 가능하지만 아쿠아리움은 이도 없다. 예약하지 않으면 볼 길이 없다.

아쿠아리움 최고 스타는 단연 귀여운 얼굴과 마음을 빼앗는 흰고래 ‘벨루가(Beluga Whale)’. 둥근 풍선 한쪽을 잡아 뺀 듯 우스꽝스러운 생김새, 서로 툭툭 치는 듯 장난스러운 몸놀림, 미소 짓는 듯한 표정이 한 마리의 귀여운 강아지를 연상케 했다. 북극해역에 살고 있는 ‘벨루가’는 마치 새처럼 고음을 낼 수 있어 ‘바다의 카나리아’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실제 남극의 눈보라인 ‘블리자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후환경관은 지구 온난화 등 인류가 직면한 환경 문제, 그리고 지구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 영하 18도에 달하는 기후환경관에 들어서면 온통 눈으로 뒤덮인 극지방의 모습과 마주한다. 기후환경관 내에 위치한 상영관에서는 빙하 등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는 이상기후와 이로 인해 위기에 처한 지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박람회 개막 8일째를 맞은 지난 19일 여수엑스포 입장객은 하루 동안 8만명을 기록했다.
△세대불문 스탬프족 눈길

여수엑스포에 신종 ‘스탬프족’이 등장했다. 여수엑스포 각 전시관에서는 입구 혹은 출구에 스탬프를 비치해놓고 방문 관람객들에게 도장을 찍어준다. 이에 국가관을 돌며 104개 국가 스탬프를 모으며 해외여행의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국가마다 마스코트, 전시주제 등에 따라 색깔과 도안이 각양각색이다. 캄보디아는 앙코르와트를, 필리핀관은 희귀해양생물인 자이언트 클램을, 리투아니아는 실제 발굴된 고대 호박 조각품을, 우루과이는 긴 해안선을 따라 늘어선 등대를 도안으로 삼았다.

여수엑스포에서 찍을 수 있는 스탬프는 총 135가지. 104개 국가뿐 아니라 7개 기업관, 주제관, 한국관, 해양로봇관 등 인기 전시관까지 모두 스탬프를 갖추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휘장사업과 류홍영 담당자는 “엑스포 여권과 스탬프가 어른들에게는 전자여권이 등장하기 전 입국 도장을 받던 향수를, 어린아이들에게는 신기한 그림을 모으는 재미를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빅오 쇼가 펼쳐지고 있다. 워터스크린 속에 꽃과 소녀, 물고기 등이 선명하게 나타나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내는 엑스포의 히든카드다.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요즘 여수 하면 엑스포와 함께 조건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노래,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의 한 구절이다. 오후 8시30분 여수엑스포 해상 무대에서 가수 김장훈의 멋진 공연이 끝났지만 3만 관객은 자리를 지켰다. 100m 높이까지 바닷물을 쏘아 올리는 멀티미디어 쇼를 지켜보기 위해서다. 관중의 기다림이 조바심으로 바뀔 무렵, 지름 43m 원형 타워 ‘빅 오(Big- O)’가 만든 ‘물 스크린’에 레이저빔이 소녀와 바다의 신, 악령을 그려대며 물었다. “모든 생명은 바다에서 왔다. 바다와 우리를 살리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물보라가 밤하늘에 초록 물결로 넘실댔다.

오후 10시 환상적인 ‘빅 오 쇼’가 끝나자 젊은이 수백명이 해상 무대로 모여들었다. DJ의 음악에 몸을 흔들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남쪽 오동도 다리에도 사람들이 앉아 축제의 여운에 마음을 담갔다. 박람회장 오색 불빛을 보며 휴대전화로 ‘여수 밤바다’를 무한반복해 들었다.

▲ 여수 향일암
△여수의 숨은 볼거리-향일암

다음날 아침일찍 향일암을 향해 길을 나섰다. 굽이굽이 펼쳐진 해안도로를 달리며 남도의 바다와 섬 풍경에 취해본다. 쪽빛 바다와 그 위로 떠 있는 섬들이 어우러져 포근한 느낌을 자아낸다. 행사장에서 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의 향일암으로 오르는 길이 나타난다. 신라 선덕여왕 13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곳으로, 우리나라 4대 관음기도 도량에 속한다.

바다가 바로 보이는 주차장을 지나 다소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면 금오산 기암괴석 절벽에 위치한 향일암에 도착한다. 깎아지른 듯한 수직 절벽 사이로 동백나무와 아열대 식물이 울창하게 들어서 운치를 더한다. 향일암 입구 임포마을에서는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푸른 바다를 보며 여수의 자랑 돌산 갓김치와 함께 먹는 라면 맛은 그야 말로 일품이다.

글·사진/김병진 기자 mars@sjbnews.com

TIP. 여수엑스포를 마음껏 즐기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
1.운동화
엑스포 무대는 그리 넓지 않은 것 같아 보이지만, 세심하게 둘러보다 보면 꽤 체력적인 부담이 된다. 멋 낸다고 하이힐을 신었다가는 적잖이 발이 고생하게 된다.

2.선글라스와 선크림
여수의 맑은 하늘 아래 햇빛은 도심보다 훨씬 따갑다. 눈이 부시고 피부가 탈 가능성이 크다. 멋쟁이 아이템인 선글라스는 여행 기분을 한층 높일 수 있어 추천사항이다.

3.돗자리
점심시간이 되면 곳곳에 설치된 그늘막에서 도시락을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각종 공연과 빅오쇼의 편안한 관람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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