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을 뜨겁게 달군 ‘가동보 공사 게이트’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2013년 12월30일 6면보도.>

특히 지역 자치단체장까지 개입됐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수사결과에 따라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전북지방경찰청 수사2계는 3일 충북지역 가동보 설치 업체인 A사가 임실군에서 발주한 공사수주를 도와주는 대가로 공무원에게 돈을 건넨 혐의(알선수재 등)로 이모(58)씨를 구속했다.

이씨는 임실군 한 고위공무원에게 A사가 공사를 수주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A사로부터 1억원의 활동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사는 가동보 설치 공사와 관련해 정부인증을 획득한 업체로 남원과 임실, 완주, 고창, 진안, 장수, 무주 등에서 발주한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의 중심에 선 ‘가동보 공사 게이트’는 지난해 12월 남원시 람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 추진과정에서 특정업체 수주를 도운 브로커 송모(52)씨 등 2명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남원시는 “계약의 적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달청 등의 자문을 받아 검토했다”며 “브로커가 압력을 행사해 계약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지만 경찰은 송씨 등 2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도에서 발주한 가동보 설치 공사 수주를 도와주는 대신, 8,0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경찰의 수사대상에 올라있던 전북도청 4급 공무원 이모(53)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동보 공사에 개입한 브로커들의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면서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지역 고위공무원과 지자체장까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동보는 물의 수압을 조절하는 장치로 최근 고향의 강 정비 등 하천정비사업이 시행되면서 연간 도내에서 발주되는 물량만 1천억 원에 달하는 메머드급 구매시장이다. /정경재 기자 yellowhof@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