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북서 일해보니 100점 만점에 51점"

외국인 근로자 설문 "응답자 25% 욕설과 폭행 등 차별도 경험"

기사 작성: 정성학 기자 - 2014.05.27 18:17

“외국인이 아닌 한 사람으로 봐 줬으면 좋겠어요!”

도내 학원가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는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 여성 A씨(34·전주)의 얘기다. 독일 유학파인 그녀의 전주살이는 올해로 4년차. 하지만 그녀의 네 가족은 현재 필리핀으로 재 이주할지를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피부색이 다르다거나 저개발국 출신이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이방인 취급하는 낯선 시선이 싫다”는 게 그 이유다.

도내 외국인 근로자들은 전북살이에 대한 만족도를 100점 만점에 51점 정도라고 평가했다. 또 4명 중 1명은 직장에서 욕설과 폭행 등 차별적 대우도 받았다고 답했다.

27일 전북발전연구원은 고용허가제 10주년을 맞아 도내 외국인 근로자 42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선, 이들 80%는 하루평균 8~12시간 가량을 일했고 월평균 임금은 66%가 160만 원을 밑돌았다.

또 27%는 사고나 질병을 경험했고 이중 20%는 건강보험이 없거나 사업주가 기피해 자비로 치료했다고 답했다. 전체 25%는 직장에서 차별도 경험했다고 밝혔다. 식사와 예절 등 문화적 차별(44%)이 많았고 욕설(35%)과 종교(9%), 폭행(8%)과 성희롱(4%) 등의 순이다.

이밖에 전체 77%는 매달 월급 상당액을 본국에 송금하는 등 생활여건도 넉넉치 않았다. 이같은 생활 및 근로환경을 종합한 전반적인 만족감은 5점 만점에 평균 2.55점을 줬다.

박신규 부연구위원은 이를놓고 “이젠 외국인 근로자도 사실상 ‘지역 주민’으로 봐야한다”며 “그에 합당한 대우는 물론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환경을 조성해야만 한다”고 진단했다. 그 대안으론 외국인 근로자 인권보장 조례 제정과 한국어 교육지원 강화 등을 제안했다.

한편 도내 외국인 근로자는 모두 9,300여명, 일터는 제조업(68%)과 농축산업(18%) 등이 많았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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