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한·중 경제협력단지 조성사업이 본격화될 분위기다. 세계 2대 소비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을 공략할 전초기지로 만들겠다는 우리정부와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의 브랜드 파워로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중국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아직은 양국의 구두약속 수준이라 넘어야할 산이 많다. 그 과제와 해법은 무엇인지 전문가에게 들어봤다.
"경협단지는 새만금 개발 마중물이 될 것!"
전북발전연구원 김재구 연구위원(새만금지역개발연구부)은 이렇게 말했다. 경협단지가 갖는 의미가 뭔지에 대한 답이자, 내부개발을 촉진시킬 촉매제가 될 것이란 기대다. “중국이 만능키는 아닐지언정 새만금 개발을 앞당겨 줄 것”이란 얘기다. 그렇다고 만만히 볼 사안은 아니다.
“SOC(기반시설) 개발을 서둘러야만 한다.” 김 연구위원이 꼽은 최우선 과제다. “투자자 입장에선 도로와 항만, 전력과 통신 등 이렇다할 기반시설이 없는 현 상태에서 투자는 무리”란 얘기다. 실제로 똑같은 문제로 투자유치에 실패한 전례도 수두룩하다.
“MOU(양해각서) 체결도 중요한 과제다.” 사실상 투자의향(LOI) 단계인 현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미다. 투자란게 본계약(MOA)도 깨지는 게 다반사인 까닭이다. 그는 이를두고 “양국 정부의 의지가 확고해질 수록 투자자들도 맘놓고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화된 투자혜택도 시급한 과제다.” 다른 경제특구보다 나은 투자조건을 내놔야한다는 의미다. 현재 새만금과 엇비슷한 수준의 투자혜택을 주는 국내 특구만도 경제자유구역과 기업도시 등 전 국토의 110%에 달할 정도다. 정부는 이와관련 외국인 카지노 사전 심사제 도입과 개발계획 변경 자율권 확대 등 투자규제 완화를 뼈대로 한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한 상태다.
“공기업이 선도 투자토록 유도해야한다.” LH공사나 관광공사 등 공기업은 이른바 앵커기업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다. 김 연구위원은 “한·중 양국의 공기업이 먼저 투자한다면 민간기업도 자연스레 따라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패한 전남 무안특구를 거울삼아야 한다.” 김 연구위원은 끝으로 이같이 조언했다. 한·중 대기업들이 모여 경협단지를 추진했지만 까다로운 중국인 근로자 채용문제와 경직된 노사관계를 둘러싼 해법 등이 뒤틀려 7년여만인 지난해 최종 물거품된 사례다. 차이점이라면 무안은 양국 지방정부간 약속아래 추진하다 실패한 반면, 새만금은 양국 중앙정부간 약속아래 시도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를놓고 버튼업(상향식)과 탑다운(하향식) 방식으로 해석했다. “지방정부가 전면에 나선 무안의 경우 대규모 개발에 필요한 여러 권한을 쥔 중앙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다 실패한 버튼업 방식이었다면, 새만금은 중앙정부가 직접 해보자고 지방정부를 종용하는 탑다운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성공할 가능성도 그만큼 더 많다”는 희망섞인 전망이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세계 최대 소비시장 잡아라”
새만금 한·중 경제협력단지는 지난해 말 양국 경제장관 회의에서 첫 거론됐다. 올 들어선 7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간 정상회담을 통해 재확인했다. 우리정부는 현재 이를 토대로 밑그림을 그리기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새만금 일부를 대 중국 수출기업 중심의 주거와 교육, 상업과 관광 등이 결합된 복합도시로 공동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북혁신도시 2.6배, 서울 여의도 3배인 약 25.8㎢ 넓이다.
경협단지는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소비재 수출기지로 특화된다. 이와관련 대 중국 수출효자 상품은 전자부품(31.7%), 석유화학(16.1%), 자동차부품(6.3%) 등 중간재(72.4%)에 집중됐다. 반면 완제품 형태인 전자제품(1.3%)과 농산물(0.4%) 등 최종 소비재(3.2%)는 미미한 상태다.
이런 구조는 전북의 대 중국 수출시장도 비슷하다. 경협단지를 소비재로 특화한 까닭이다. 이같은 중국의 소비시장은 연평균 13.7%에 달하는 성장률 속에 지난해 4조7,000억달러, 오는 2020년에는 그 2배인 9조9,00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한·중 경협단지가 성공하면 새만금을 글로벌 경협단지로 확대하겠다는 생각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을 중심으로 무역장벽을 우회할 수 있는 경제특구로 만들겠다는 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