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보건교사 사라지는 학교…"아이들 다치면?"

전북지역 보건교사 55% 불과, 중학교는 29%…전국서 최악

기사 작성: 정성학 기자 - 2015.10.08 17:09

재작년 말 도내 한 고등학교 운동선수는 이른아침 합숙훈련을 하다 심정지로 안타깝게 사망했다. 이듬해 봄 다른 초등학교에선 갓 입학한 여학생이 미끄럼을 타다 목에 맨 줄넘기 줄이 감겨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처럼 크고 작은 학교 안전사고는 해마다 3,000건 안팎씩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10곳 중 4.5곳은 보건교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강은희 의원(새누리당·비례대표)이 내놓은 교육부 국감자료에 따르면 전북지역 초·중·고교 766개교 중 보건교사를 둔 학교는 약 55%(420개교)에 불과했다. 특히, 이 가운데 중학교는 29%에 그쳐 전남(28%)과 함께 전국 최악을 보였다.

전국적으론 서울(91%)과 부산(81%) 등 특광역시의 배치율이 높았다. 반대로 전북과 같은 도농 복합도시는 대부분 50% 안팎을 밑돌았다. 주 요인은 학생 감소세와 교사 감원사태 등의 여파로 풀이됐다.

실제로 현행법상 초등의 경우 18학급 미만은 보건교사 배치가 의무사항이 아니었다. ‘출산파업’에 가까운 저출산 문제로 시달리는 농어촌 학교는 이같은 기준을 충족하기 힘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등은 여기에 교사 총정원제까지 맞물려 발목잡힌 모양새다. “학생이 감소하면 교사 정원도 줄어들고, 그 정원이 축소되면 보건교사는 대체로 일반교과 교사보다 우선 순위에서 밀려난다”는 게 일선의 반응이다.

이렇다보니 소규모 학교들은 고육지책으로 보건교사 순회제를 운영했다. 한 명의 보건교사가 여러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의 안전을 챙기는 식이다.

강 의원은 “보건교사가 없다는 것은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없는 사각지대와 다를 게 없다”며 “교육당국은 보건교사 배치, 특히 도시와 농촌간 그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고 촉구했다.

한편 전북학교안전공제회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학교 안전사고는 총 2,865건에 달했다. 주로 쉬는시간과 체육시간에 많이 발생했고 학생 부주의나 우발적인 사고가 많았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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