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05월16일 17:31 회원가입 Log in 카카오톡 채널 추가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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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속보물 '다낭'에 한국 혼 심다

<글로벌+로칼> [글로칼 시대 국제적 협력관계 구축] 전주대-다낭외대 한국문화 행사
베트남 중부 다낭외대에서 한국경제에 대한 특강 요청을 받고 약간의 설레임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 베트남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파월 장병의 어두운 과거와 다문화 가정에 대한 부정확한 지식이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현지에 도착해 잘못된 지식임을 곧바로 느꼈다. 우리보다 발전 가능성이 많은 나라라는 현실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인구는 9,100만명, 국민소득 4,000달러이지만 열대지방에 속해 있어 춥고 배고픔을 해결한 나라라는 사실에 베트남이 부러웠다. 여하튼 다낭외대에서 1월15~17일까지 주관한 한국문화주간 행사에 참여하였다. 개막식은 한복입은 한국어 사회자와 아오자이를 입은 베트남어 사회자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다낭외대와 전주대의 개최사와 베트남 중부 한인회 이경철 회장이 축사를 하였다.

다낭외대 한국어과학생들이 한복을 입고 밀양아리랑과 진도 강강수월래와 바구니춤, 부채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우리나라 대학의 어떤 축제에서도 아리랑과 부채춤을 본 적이 없다. 한복을 입고 민요와 진도아리랑, 그리고 부채춤은 여기가 베트남이 아니라 우리나라 국악대전 같은 착각이 들었다. 개회식이 끝나고 운동장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K-POP경연대회가 열렸다. 한국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한국주간에 열리는 한국문화행사는 한-베트남 간 우정을 확인하는 자리로 열기가 후끈하였다.

   
 
   
 
농악기와 농악복은 정읍 전승명가 서인석 대표가 기증하고, 한복은 목포대 이윤선 교수가 60벌을 다낭외대에 기증한 것이다. 민속원에서는 한국학 관련 도서를 다낭외대에 기증하여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정신을 전파하는 데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실시하는 해외 한국학 씨앗형사업에 송화섭 전주대 교수가 선정돼 2년 만에 결실을 보았다. 이 사업은 다낭지역에 한국학과 한국문화의 씨앗을 뿌리고 싹트게 하는 목적이다.

주요 행사는 한국학 초청 강좌를 열고, 베트남에서 한국학에 관심을 가진 학자들도 초청하여 강좌를 개최한다. 올해는 김종국 전주대 교수의 '한국경제 발전 과정과 베트남 경제의 시사점', 한국학대학원 신종원 교수의 '위기의 한국 말, 올바른 한국말', 김경미 관광학 박사의 '관광산업과 지역문화의 가치' 특강이 진행되었다. 이어 베트남 교수와 학생들의 「한국학 컨퍼런스」가 열렸다. 인근 달랏대학의 한국 학과와 후에대학 한국어문화과 교수와 학생이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 비교'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진행했다. 한국학 컨퍼런스는 베트남 교수와 학생 모두 한국어로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한국어를 배운지 얼마 되지 않은 학생들인데도 파워포인트를 준비하고 발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업단은 다낭외대 한국어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학 학습반과 한국문화 체험반을 운영하고 있다. 학습반 학생들은 베트남 지역문화의 기초적인 현장 조사를 통해 학술발표를 하고 조사 보고서를 제출하며, 문화유산 해설반을 편성하여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낭지역 문화를 홍보하는 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전북에서 문화관광 해설사를 양성하여 전북의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한 송화섭교수는 다낭에 밀려드는 한국인 관광을 위해 다낭대학, 다낭시청과 협의해 20여명의 문화관광 해설사를 양성하고 있다.

그리고 시간날 때마다 다낭 전통시장인 한시장과 꼰시장을 안내하는데 문화유산 해설사의 도움으로 불편함이 없었다. 하루를 오행산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미선 유적과 호이안 관광안내를 탕 티 유엔과 응웬 티 항, 응언, 튀찐 학생의 안내로 베트남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다낭외대와 전주대가 공동으로 한국학과를 운영하는 사업이 한국학중앙연구원 후원으로 성취될 가능성이 크다.

   
 
   
 
오전 7시부터 일을 시작하여 12시부터 2시까지 휴식하고 다시 오후 6시까지 일하는 베트남 사람들은 정말 부지런하다. 아침 6시부터 출근이 시작되는데 90% 이상이 오토바이를 이용한다. 마스크와 헬멧을 쓰고 혼자 또는 아이들을 태우고 출근하는 모습은 벌떼와 같다. 보기에는 위험하지만 하루 이틀 지나자 속도가 30km임을 알았고 남녀노소 오토바이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인구 125만 도시에서 시내버스와 지하철이 없고 관광객들은 택시와 합승차를 이용한다. 택시 요금은 저렴하다. 현지 한시장과 꼰시장을 방문하여 베트남인들이 즐겨먹는 베트남 쌀국수도 사먹고 풍부한 과일도 먹으며 시내 구경을 하였다. 경제학자 눈으로 시장 규모와 활기찬 사람들의 표정에서 부러움 반 그리고 이들이 훨씬 행복하게 살고 있음을 보았다.

작년에 발표한 세계 행복지수 5위에 베트남이 랭크되어있는 것을 보면 오후 6시면 문을 닫는 그들의 생활 습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풍부한 해산물과 민물 고기 젓갈류 그리고 싸고 맛있는 베트남 커피 향은 지금도 내 연구실을 향기롭게 하고 있다. 이경철 한인회장과 만찬 후 야경과 뱃놀이는 잊을 수 없는 꿈의 향연이다. 배 주인이 한국 사람이다. 요즘 어디를 가나 한국 관광객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베트남 다낭에서 만난 한국 관광객은 여유스럽고 값싼 물가에 행복해하는 것 같았다.

다낭은 인구 125만의 도시다. 내륙에는 큰 강이 흐르고 해수욕을 하고 백사장을 거니는 백인 부부의 모습에서 세계적인 휴양지로 조명받고 있음을 실감하였다. 23층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해안선 가로등과 도시 야경은 내륙을 흐르는 한강과 함께 절묘하다. 경제 발전의 필수적 요소인 인구, 기술, 자본 그리고 의지가 필요하다. 이제 베트남은 한국을 비롯한 미국 일본 중국과 FTA를 체결하여 부족한 기술과 자본을 끌어들이고 전쟁의 상처를 딛고, 전쟁의 가해자들을 용서하고 세계 속에서 당당히 발전하고 있다. 부지런하고 겸손하고 그리고 어느 강대국하고도 싸워서 이긴 그들의 내면에는 자존심이 도도하게 깔려있다. 당당하면서도 부드러운 모습을 엿 볼 수 있었다. 짧은 체류지만 다시 가고 싶은 곳이 다낭이다. <김종국 전주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