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부안 유천리 청자' 34년만에 서울나들이

12월 31일까지 이화여대박물관 열리는 `청자' 전, 유천리 청자가 공개되기는 1983년 이후 처음

기사 작성: 이종근 기자 - 2017.11.01 19:21

부안 유천리 청자가 34년만에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12월 31일까지 이화여대박물관에서 열리는 '청자'전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 이화 창립 131주년 기념 소장품 특별전으로 기획 바, 완, 주자, 향로, 매병 등 기종별로, 음각 양각 투각 철화 상감 등 장식기법별로 뛰어난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
무엇보다도 1958년 박물관에 입수된 부안군 유천리 가마터에서 수습한 청자와 파편들을 대량 공개해 의미가 크다.
유천리 청자가 공개되기는 1983년 이후 처음이다.
전시는 고려시대 무문청자를 비롯, 음각, 양각, 철화, 상감, 상형, 투각 등 고려를 대표하는 여러 장식기법과 기종을 망라한 소장품 200 여 점이 소개된다. 또, 고려의 전통을 재현한 근대기 청자와 한국 도예교육의 산실이었던 이화여대 도예연구소 제작품의 일부도 선보이게 된다.
유천리청자는 파초에 앉은 두꺼비, 버드나무와 물새, 그린 듯 정교하게 상감된 소나무 등 독특한 문양을 지녀 고려의 감수성과 기교를 느낄 수 있을 터이다.
‘청자상감인물문매병’. 도자기에 사용되는 모든 문양 중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문양이 바로 인물문 즉 ‘사람’ 문양이다. 이는 중국 당대 최고의 무장가인 조맹부와 관도승 부부를 묘사한 것으로 주장하는 학설이 많다. 왕실도 좋고 권력도 좋다지만 문양에서나마 사람의 가치를 첫 번째로 치는 것은 인간사회가 지향해야 할 보편적 가치를 시사해 주고 있다.
‘유천리표 청자’는 특히 크기에서 타 지역 청자를 압도한다. 고려청자로는 현존 최대 크기인 높이 83㎝ 청자상감용무늬의 대형 매병이 나와 시선을 사로잡는다. 과형병(오이무늬)은 아담한 사이즈의 세련된 기형으로, 유천리에서 출토된 것은 아주 큼지막하며 문인들의 모습을 차례차례 돌아가며 새겨 넣은 멋들어진 풍류 매병도 만날 수 있다.
부안 유천리 요지는 사적 제69호로 지정됐다. 유천리 가마터는 강진 대구면 가마터 다음가는 우수한 재료와 제작기술을 이용하여 고려왕실과 귀족층이 사용하는 최상급 도자기를 생산한 곳으로서 매우 중요한 유적이다. 가장 우수한 도자기 조각이 나오는 곳은 12호 가마터 일대이다. 여기에서 발견되는 조각들은 최상급 고려자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강진의 사당리 당전부락 가마터에서 발견되는 것과 거의 같은 수준이면서 백자·진사백자 종류는 훨씬 양이 많고 다양하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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