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시대
마스크 시대
  • 새전북 신문
  • 승인 2019.05.1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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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언제 마스크를 쓰는가? 최근에 마스트를 한 번쯤은 착용해봤을 것이다. 황사, 미세먼지, 대기오염 수치가 치솟을 때 마스크는 필수품이었다. 그 이전에는 메르스 때문이었고, 간혹 촛불시위를 할 때도 마스크는 단골로 등장했다. 때로 마스크는 눈 위까지 덮어쓴 검은 모자와 앙상블을 이루기도 한다. 피의자의 얼굴을 가리는 데도 한몫을 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마스크는 호흡기 보온 보습에 도움이 되며, 침이나 가래가 밖으로 튀는 것을 막는 용도로 쓴다.
이런 마스크가 이제는 대학 강의실에 등장하고 있다. 모자와 마스크를 함께 쓰기도 한다. 얼굴이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로 뒤덮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험 때가 되면, 마스크 족은 더 늘어난다. 이것은 가상의 상황이 아니다. 도대체 강의실에서 마스크와 모자를 쓴 학생이 많아지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혹은 티에 달린 후드를 둘러쓰기도 한다. 발표할 때조차 마스크를 그대로 쓴 채 말해서 발음을 정확하게 알아듣지 못할 때도 있다. 벗도록 말하면, 당장 그 말을 한 교수의 평가는 하락하고 만다. 서술식으로 이런 말이 적힐 수도 있다. “고등학교 때도 들어보지 못한 참견을 함부로 하는 수업 방식이 몹시 거슬린다”

도대체 학생들이 왜 이러는 것일까? 시험 치는 날, 마스크를 안 쓰다가 쓴 학생이 있어 물어본 적이 있다. 자신의 상태가 안 좋아서라고 했다. 혹자는 마스크를 쓰는 것을 두고 따질 계제가 아니라고 오히려 따질 수도 있을 것이다. 마스크를 쓰는 것 자체를 꼬집으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지금 학생들, 젊은이들이 자신을 가려야 할 이유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적어본다.
차단하고 방어해야 할 것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인가? 감기에 걸려서, 머리를 미처 감지 않아서, 화장을 안 해서 마스크를 쓸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런 이유가 아니고 상습적으로 착용하는 경우라면 스스로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주변에서 미세먼지처럼 피하고 싶은 것들은 무엇일까. 타인의 시선, 학점, 취업에 대한 고민, 불투명한 앞날에 대한 걱정, 마음을 털어놓지 못하는 분위기, 피상적인 대인관계 또, 또... 무엇이 있을까.
1994년 짐 캐리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 ‘마스크(The Mask)’에서 마스크는 기괴할 정도로 신비로운 힘을 지녔다. 고대 유물로 재난의 신인 로키의 물건으로 추정되는 마스크를 쓴 이는 엄청난 위력을 경험하게 된다. 현실에서 자존감이 낮고 나약하기 그지없는 주인공은 마스크를 쓸 때 엄청난 활기를 느끼고 급기야 은행을 털게 된다. 강박적으로 마스크를 쓰던 주인공의 행위를 잠재운 것은 여기자의 한 마디 때문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만난 그 어떤 남자보다도 당신이 훌륭해요. 당신에게는 마스크가 필요 없어요” 사실 마스크를 쓰고 말고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있는가’이다. 그것은 ‘자기애’와는 다르다. ‘자기 사랑’은 스스로에 대해 오래 참아주고 자신의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고난을 견디는 것이다. 세상한테 선언한 불통을 걷어내고, 끊임없이 드리우는 가치 기준의 잣대를 그만 멈출 때 있는 그대로의 맨 얼굴은 빛날 것이다.
/박정혜(심상시치료센터장, 전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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