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김제역에서 새만금 33센터까지, 102번 버스 타고 풍경 여행

기사 작성: 백용규 - 2025년 06월 16일 10시15분

김제역을 출발한 102번 시내버스가 새만금 33센터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김제시는 대중교통의 불모지였던 새만금 지역에 마침내 버스 노선을 개통하며, 지난 10일부터 102번 버스를 정식 운행에 들어갔다.

이 버스는 김제역을 출발해 김제터미널과 전통시장, 지평선 산업단지, 만경읍과 진봉면을 지나 새만금 동서도로를 따라 무궁화공원이 있는 33센터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다. 하루 세 차례 왕복 운행하며, 김제 서부권과 새만금을 연결하는 길을 열었다.

첫 탑승의 인상은 기대 이상이었다.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저상 수소 전기버스 내부는 시원하고 넓었으며, 좌석은 편안했고 공기는 쾌적했다. 시내를 벗어나 지평선 산단에 들어서자 바쁘게 돌아가는 산업단지의 생생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만경읍에 이르자 차창 밖으로는 논과 들이 펼쳐지며 어느새 눈이 푸른 초록으로 가득 찼다.

심포항을 지나며 김제의 지평선은 바다의 수평선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이 풍경은 단숨에 일상에서 벗어난 감동을 선사했다. 단 1,000원의 요금으로 감상하는 80분간의 여정은, 말 그대로 자연이 펼쳐낸 한 편의 파노라마 영화였다.

버스를 이용한 한 시민은 이렇게 말했다.

“도심과 논길, 공단과 바닷길까지, 이 노선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풍경을 안겨줬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창밖 모습은 계절마다 어떤 옷을 갈아입을지 기대하게 만들죠. 다음에도 꼭 다시 타보고 싶어요.”

자가용이 줄 수 없는 감성, 대중교통이 선사하는 그 특별한 떨림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휴식 같았다. 덜컹거리는 차체와 함께 넓게 트인 시야, 말끔한 차내 분위기는 ‘한 주 동안 고생한 나’에게 주는 조용한 위로였다.

102번 버스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김제 서부의 역사와 문화, 산업과 자연, 도심과 바다가 하나로 연결되는 긴 여정이다. 김제역에서 시작해 새만금 33센터까지 이어지는 이 노선은 김제 시민들에게 전역을 오롯이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될 것이다.

시 관계자는 “새만금 33센터까지의 버스 노선 개통은 시민과 관광객 모두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며 “보다 깨끗하고 쾌적한 대중교통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김제=백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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