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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케데헌, 한국 문화의 새로운 얼굴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9월 15일 14시43분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이 세상에 나온 순간부터 반응은 뜨거웠다. 공개 직후 미국과 유럽, 일본까지 넷플릭스 상위권을 석권했고, OST는 빌보드 차트를 흔들었다. K팝과 애니메이션, 판타지와 전통문양이 한데 섞인 이 작품은 단순한 오락물이 아니라 한국 문화가 어떤 방식으로 세계와 소통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 됐다.

케데헌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한국의 일상과 풍경, 그리고 우리만의 디테일이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사실이다. 설렁탕에 깍두기를 얹어 먹는 장면, 낙산 성곽길이나 남산타워 같은 서울의 일상이 낯설지 않게 스며든 장면들은 외국인 관객에게는 새로운 발견이고, 한국인에게는 뿌듯한 자부심이다. 대통령까지 작품 속 음식을 언급하며 감동을 전했을 정도니, 문화 콘텐츠가 가진 힘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관광업계도 술렁이고 있다. 작품 속 배경지를 찾아 나서는 이른바 ‘성지순례’가 시작됐고, 굿즈 시장은 벌써 들썩인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도시의 브랜드를 바꾸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시대가 된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콘텐츠 산업 지원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콘텐츠는 더 이상 부가적인 산업이 아니다. 문화경제의 핵심이며, 국가 경쟁력의 전선이기도 하다.

물론 과제도 있다. 케데헌의 성공이 일회성 유행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창작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더 다양한 장르와 더 도전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한국적 요소를 담되, 그것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도 이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토양, 제도적 안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케데헌은 분명 하나의 사건이다. 그러나 사건으로만 머물 것인지, 아니면 한국 문화의 새 얼굴로 자리매김할지는 앞으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 세계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미 바뀌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우리가 그 시선을 어떻게 이어가고, 더 깊게 확장할지다. 케데헌은 그 출발점에서 울린 힘찬 신호탄이다.

/정금성(지역활성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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