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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아이 마음을 여는 다섯 가지 열쇠, 감정코칭”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9월 22일 15시21분

아이들은 하루에도 많은 감정을 경험합니다. 기뻤다가도 속상해하고, 사소한 일에도 울음을 터뜨리곤 합니다. 그런데 부모들은 종종 그 마음을 보지 못한 채 “울지 마!”, “그만해!”라는 말로 행동만 다루려 합니다. 겉으로는 잠잠해지지만, 아이의 마음은 공감받지 못한 채 단단히 닫히게 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심리학자 가트만의 감정코칭입니다. “감정은 존중하되, 행동은 지도한다.”아이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주면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에는 분명히 한계를 정하는 것입니다.

가트만은 이를 다섯 단계로 설명합니다. 첫째, 감정을 읽어내기입니다. 아이가 숙제를 하다 연필을 탁 던졌다면 “버릇없다”라고 꾸짖기보다 “아, 지금 답답하구나”라고 알아차리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부모가 감정을 제대로 포착하는 순간, 아이는 ‘내 마음을 이해해 주는구나’라는 신뢰를 느낍니다.

둘째, 기회로 삼기입니다. 감정 폭발을 단순히 문제로만 보지 않고 대화와 관계를 강화하는 기회로 바꾸는 것입니다. “너무 어렵구나. 같이 풀어볼까?”라는 말은 긴장된 순간을 부모와 아이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으로 전환시킵니다.

셋째, 공감하기입니다. 판단하지 않고 아이의 감정을 끝까지 들어주는 태도입니다. “엄마도 예전에 문제 풀다 너무 답답했던 적 있어. 네 마음 이해돼.”라는 말은 아이에게 깊은 안정감을 주며, 부모와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합니다.

넷째, 감정에 이름 붙이기입니다. 아이가 아직 서툴러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을 언어로 정리해 주는 과정입니다. “지금 네 마음은 화가 나고 답답하지?”라는 말은 아이가 자기감정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다루는 힘을 길러줍니다. 이는 정서 지능 발달의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다섯째, 한계와 대안 제시하기입니다. 감정은 수용하되, 부적절한 행동에는 분명히 선을 긋는 단계입니다. “화나는 건 괜찮아. 하지만 연필을 던지는 건 위험해. 대신 ‘이 문제 너무 어려워요’라고 말해줄래?”라고 알려주는 것이지요. 아이는 안전한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 다섯 가지 열쇠는 아이가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안전하게 드러내며,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기르도록 돕습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감정코칭을 경험한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또래 관계가 원만하며, 학습에도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결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아이 마음을 존중하는 태도는 특별한 기술이 아닙니다. 단지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작은 대화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저녁, 아이와의 대화 속에서 그 다섯 가지 열쇠를 꺼내 보는 건 어떨까요? 그 순간이 아이 마음을 열고 모두의 내일을 바꾸는 선물이 될 것입니다.

/최미나(교육학 박사/전주대학교 교육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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