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는 도를 위해 자신을 바치고, 신하는 나라를 위해 자신을 바친다.”



호남 유학의 전통을 지키고 계승하며, 학자이자 서예가로서 큰 자취를 남긴 석정 이정직(1841-1910)과 간재 전우(1841-1922)는 전북서화에 한줄기 큰 획을 그은 주역들이다.

그렇게 전북 서예계에서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강암 송성용과 그의 수많은 제자들은 이정직으로 부터 시작해 그 명맥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정직과 송성용의 맥을 이어주는 사이에 있는 인물이 바로 유재 송기면 이다.(본관은 여산, 자는 군장 호는 유재) 그는 1882년 김제시 백산면 상정리 요교마을에서 아버지 송응섭과 어머니 전주최씨 사이에서 5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절의와 순국의 의리를 강조한 교육자이자 만인에게 사표(師表:학식과 덕행이 높아 세상 사람의 모범이 될 만한 사람)가 되는 호남의 거유(巨儒:학문과 덕행이 높이 이름난 유학자)로서 숭앙받았다.

강암 송성용(1913-1999)의 부친이며, 현 전주시장 송하진의 조부이기도 하다.

송기면은 어려서부터 매우 총명하였으며, 특히 어머니에 대한 효행으로 널리 알려졌다. 13세 되던 해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강사를 마련하고 실학자 이정직을 첫 번째 스승으로 맞이하였다. 이정직은 식견이 넓고 시문과 시화 및 의학, 역학 등에 밝았다.

이후 송기면은 전우의 문하로 들어가 심성이기(心性理氣)와 본말존비(本末尊卑) 문제에 관하여 잠심(潛心:마음을 가라앉힘)하였고, 고향인 요교마을에 강사를 마련하여 후학을 양성하고 도의(道義: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도덕 상의 의리)를 바로잡는 데 힘을 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