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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젓가락과 포크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5월 07일 15시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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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문화의 대표적 차이점중의 하나는 식사에 사용하는 젓가락과 포크이다. 포크의 기원은 정확치 않다. 이탈리아 반도의 르네상스 시절에 세계 최첨단 도시는 피렌체였다. 토스카나 지방의 피렌체에서는 피렌체식 피오렌티나 스테이크Bistecca alla Fiorentina)를 즐겨 먹었다. 이는 티본 스테이크(T-bone Steak)의 원조인데 소의 척추뼈를 가로 잘랐을 때 등심과 안심이 붙어 있는 부위로 T자 모양의 뼈가 보인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피오렌티나는 두께 2cm가 넘는 육즙이 풍부한 두꺼운 쇠고기이다. 이를 썰어 먹기 위해서는 나이프가 필요했고 또 한 손에는 고정해야 할 포크가 필요했다. 이로서 나이프와 포크 시스템의 원조를 피렌체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탈리아 공국 내에서는 피렌체에서 베네치아, 밀라노 공국 등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이전인 16세기 이전의 유럽 식사는 큰 스푼 1개와 그릇을 돌려 먹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창 모양의 작은 다목적 칼을 지니고 다니면서 고기를 잘라서 손으로 집어먹었다. 칼 하나로 여러 사람들이 같이 사용하였다. 칼도 없으면 대부분이 손으로 먹었다. 뜨거운 것을 먹으려고 손을 단련시키는 연습도 하고 가죽 골무를 사용하여 집어 먹었다.



이 포크·나이프 시스템을 세계화시킨 데 지대한 공헌한 가문은 르네상스를 부흥시킨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이다. 위대한 로렌초 메디치의 유일한 딸인 카트린 드 메디시스의 재종부인 교황 클라멘스 7세는 1533년 카트린을 프랑스 국왕의 앙리 왕자와 혼인시켰다. 1547년 앙리 왕자가 국왕이 되자 프랑스 왕비가 되어 이탈리아 최고의 음식, 음식재료, 예절 등의 음식문화와 향수·의상을 프랑스에 선보인다. 비근한 예가 포크, 나이프, 마카롱, 과자, 냅킨 등이다.



자유분방하고 다혈질인 프랑스인들에게 나이프와 포크를 쥐어주자 밥상 앞에서 칼싸움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왕비는 에티켓(Etiquette)이라고 불리는 예의범절을 엄격하게 가르치기 시작한다. 다른 곳은 다 레이디 퍼스트이지만 식당에는 일단 남자가 들어가 싸움이 일어나지 않음을 확인하고 여자를 들어오게 한다. 식탁 앞에서는 손을 얹어 놓아 칼이 없음을 보여야한다. 나이프·포크·냅킨의 위치에 따라서 식사시작·식사중·식사종료를 나타내는 등의 배워야 할 까다로운 것이 굉장히 많다. 포크·나이프 시스템의 단점은 3가지 도구를 두 손으로 써야 되며 포크만으로는 음식을 완벽하게 집어먹을 수 없다는 데 있다.



동양의 젓가락은 약 3천년의 역사를 가졌다. 중국으로부터 한국에는 약 3~4세기, 일본에는 7~8세기에 전파되었다. 한중일간의 젓가락은 서로 다르다. 소재로는 한국은 금속, 중국은 대나무/플라스틱, 일본은 목재를 사용한다. 길이는 중국의 것이 제일 길고 일본의 것이 제일 짧다. 끝 모양은 일본 것은 뾰족하고, 한국은 끝이 둥글고 납작하며, 중국 것은 뭉툭하다.



밥상위에 한·중은 세로로 놓고, 일본은 가로로 놓는다. 일본 젓가락은 무기로도 쓰일 수 있을 만큼 뾰족하여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표시로 가로로 놓는다. 공자가 BC3~5세기에 예기(禮記)에서 “칼은 무사를 위하고 젓가락은 선비를 위한다”고 하여 동양에는 밥상에 칼을 올려놓는 것은 금기시 되었다.



우리 모두 아는 사실이지만 젓가락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연습을 많이 하여야 한다. 손에는 27개의 뼈가 있다. 특히 30여개의 관절과 64개의 근육이 동시에 움직여야 젓가락질을 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젓가락질은 콩은 물론 조와 같은 아주 미세한 것도 집을 수도 있고 묵·두부와 같은 아주 어려운 기술마저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반면 포크는 굳이 움직여야할 근육과 관절이 없는 듯하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젓가락을 쓰는 민족이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지배 할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이에 맞추어 이건희 회장이 제시한 젓가락문화론이 우리나라의 국부를 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뇌파를 측정해보니 포크보다 젓가락을 쓸 때 뇌가 20%이상 활성화되었다고 한다. 이래서 치매 예방에도 특효가 있다고 하여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에 예찬을 더하고 있다./강길선 (교수,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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