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도내 메기 양식장 잇단 폐업…“사료도 못 먹여 더는 버틸 힘 없다”

전북 내수면 산업 붕괴 직전…가격 폭락·출하 지연·전기료 부담 경영난 심화

기사 작성: 고병하 - 2025년 11월 07일 14시46분

코로나19 여파와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전북 지역 메기 양식장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출하 부진과 가격 폭락, 사료비·전기료 상승 등 삼중고가 이어지면서 일부 양식 어가는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선택하는 실정이다.

실제 김제의 한 내수면 메기 양식장은 최근 전기료와 사료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산소공급용 수차(수중 산소발생기)의 전원을 차단했다.

출하가 지연되고 사료 급여가 줄면서 상품성이 떨어졌고 전기료까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양식장 관계자는 “사료비와 전기료를 감당하지 못하면 설비를 유지할 수 없고 먹이를 제대로 주지 못한 메기는 출하도 어렵다”며 “이제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막막한 심정을 전했다.

현재 메기 도매가격은 1㎏당 4000원 수준으로 묵은 메기의 경우 3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이는 평균 사육원가(5000~6000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양식 어가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가격 회복 조짐은 보이지 않으며 출하 지연과 재고 누적이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부안의 한 양식업자는 “지난해 키운 메기가 아직도 물속에 남아 있다”며 “팔아도 적자, 키워도 적자라 사료비와 전기료 부담에 더는 버틸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한국메기양식중앙연합회 송병운 회장은 “현재 상황은 단순한 불황이 아니라 산업 붕괴 단계”라며 “폐업이나 휴업에 들어간 어가가 속출하고, 금융기관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많다”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를 반영하듯 한 어가는 “지금은 버틴다기보다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수준”이라며 “정부가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양식장은 물론 관련 산업까지 연쇄 붕괴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전국 메기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는 전북특별자치도는 이번 사태의 직격탄을 맞으며 지역 경제 위축과 일자리 감소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안=고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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